지방銀株 시장주도엔 한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실적호전과 조세감면규제법 개정으로 은행간 합병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로 지방은행이 관심을 끌고 있으나 탄력적인 주가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11일 초강세를 보이며 종합주가지수 반등을 이끌었던 지방은행들은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15일 대량거래되며 강세를 보였다.은행업지수가 전일대비 2.56포인트 빠진 18일에도 대구은행.제주은행.충북은행 등은 상승하는 모습 이었다.
지방은행주 강세의 배경은 은행간 합병에 대한 기대감과 실적호전에서 찾을 수 있으며 물량부담이 작고 최근 박스권을 벗어났다는 점도 기술적인 측면에서 호재라는 게 증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단 은행간 합병이 쉬워지는 것은 사실이다.정기국회에서조세감면규제법이 개정되면 흡수합병 되는 쪽의 합병차익에 대한 세금부과 문제가 해결돼 합병 때 걸림돌이 하나 사라진다.그러나증권업계에서는 합병에 따른 지방은행의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보고 있다.
S증권 관계자는 『조감법이 개정된다해도 정리해고 제도가 도입되지 않는다면 조직의 슬림화에 따른 생산성향상이라는 합병목적을달성하기 어렵고 오히려 비능률적인 조직확대에 그친 S은행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며『특히 제조업기반이 취약한 호남.충청.제주지역의 경우 제조업 대출기준이나 중소기업 대출기준 등 각종 규제가 자율화되기 전에는 합병만으로 수익성 향상을 기대할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조업체가 은행의 경영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여건을 감안할때 대기업들간의 지방은행 지분확대 경쟁을 기대하는 것도 성급하다는 분석.
따라서 최근 지방은행의 강세는 경기관련주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실적이좋고 비교적 물량부담이 가벼운 종목들 위주의 「틈새시장」이 벌어진 데 따른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동서증권 투자분석부 김지환(金知煥)과장은 『비자금파문으로 경기관련 대형 제조주의 상승추세가 꺾이면서 소형 비제조주를 중심으로 순환상승하는 양상이 한동안 진행될 것』이라며 『유동물량이적고 낙폭이 큰 지방은행주가 비제조주 상승을 선 도할 수는 있으나 장세를 주도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