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대통령,교민리셉션 연설-APEC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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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17일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부정축재 사건및 구속과 관련,『이번 사건을 정경유착을 단절하고 깨끗한 정치를 실현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이날 아태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에 도착한 뒤 미야코호텔에서 열린 교민리셉션에서『최근 고국에서일어난 전직대통령 부정축재 사건으로 여러가지로 착잡하고 부끄러움도 느꼈을 것』이라며『그러나 이런 부정부패가 은폐되거나 용납되지 않을 만큼 한국사회는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金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盧씨 구속후 첫 공식언급이다.
金대통령은 또『이번 사건은 우리 역사에 되풀이돼서는 안되는 불행한 사건』이라며『한국병중 가장 나쁜 것은 대통령이 통치자금이란 명목으로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그래서 취임후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金대통령은 이어 최근 일본의 과거사관련 망언에 대해『일본의 일부 정치인이 역사왜곡 발언을 계속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로 또다시 되풀이돼서는 안될 것』이라며『한국과 일본이 가까운이웃으로 마음의 벽을 허물고 미래를 향해 나가기 위해서는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金대통령은 18일 오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과거사문제와 북-일 관계개선.무역역조 시정문제등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金대통령은 17일오전 서울공항에서 4일간의 오사카(大阪)방문에 앞서 간단한 환송행사만 가졌을 뿐 盧씨 구속등 국내상황을 감안,과거 순방때와는 달리 출국인사는 생략했다.
金대통령은 일본 도착후 키팅 호주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호주의 첨단기술및 풍부한 자원과 한국의 생산능력을 결합한 산업기술협력을 적극 추진키로 합의했다.
키팅총리는 특히 아태지역 기업인들의 교류촉진을 위해 사증대신「APEC기업인 여행카드제」도입을 제의했으며『남북관계 진전이 이뤄진 다음 대북(對北)관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金대통령은 또 반한 태국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지며 이어 19일APEC정상회의가 끝난 뒤 앨버트 고어 미국 부통령과 만나 양국 관심사에 관해 논의한다.
오사카=김두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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