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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람] 박현우씨, 한달 간 1천㎞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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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여성 산악인 박현우(朴賢雨.37)씨가 산악자전거(MTB)로 티베트 고원 종주에 나선다. 평균 고도 4000m가 넘는 티베트 고원은 험악한 지형과 고소증 때문에 많은 사람이 여행조차 꺼리는 곳이다.

朴씨는 오는 5월 10일 티베트의 주도(州都) 라사를 출발해 초모랑마(에베레스트의 티베트 이름) 베이스캠프(5200m)~니얄람~코다리를 경유해 6월 10일께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 도착할 계획이다. 총 이동거리는 1000㎞.

朴씨의 티베트 고원 종주에는 오랫동안 그와 산행 및 자전거 여행을 함께 해온 심정화(沈貞和.38.등산장비점 하이마운틴 근무), 코오롱 등산학교 출신인 명미경(明美慶.28.물리치료사), 그리고 행정을 담당할 명지연(明志姸.36.영어강사)씨가 동행한다.

朴씨 등은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숨이 가쁜 해발 4000~5000m 고산에서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상당한 체력을 필요로 하는 일"이라며 "그래서 지난 겨울부터 하루 4~5시간 체력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朴씨의 경우 매일 새벽 MTB를 타고 집 인근에 있는 원미산(경기도 부천)에 오른다.

두 아이를 학교에 보낸 뒤에는 실내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며 지구력을 키우고, 밤에는 헬스클럽에서 운동으로 근력을 다진다.

朴씨는 2000년에는 沈씨와 함께 인천 자유공원을 출발해 27일간 2000㎞를 달리는 '자전거 전국 해안일주'를 했고, 2002년 여름에는 유럽 최고봉인 엘브루즈(5462m)를 등정한 바 있다.

"산이 좋고, 자전거가 좋아" 이번 행사를 계획했다는 이들 맹렬 여성은 1인당 300여만원씩을 내 경비로 사용할 예정이다. 숙박은 가능한 한 마을을 찾아 해결할 계획이며, 마을이 없는 구간에서는 야영하기로 했다. 공동장비인 텐트.침낭.의류.취사도구.비상식.세면도구 등은 모두 40~60ℓ들이 배낭에 넣어 MTB에 싣고 다닐 예정이다. 각자 책임져야 할 배낭의 무게가 30㎏ 정도다.

朴씨는 "대원들 모두가 서로 다른 제조회사의 MTB를 갖고 있어 부품과 수리용구도 각각 따로 가져가야 한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짐 걱정을 많이 했다"며 "다행히 이티바이크라는 MTB 수입업체에서 우리들에게 같은 종(種)의 MTB를 제공하고 의류까지 지원해주기로 해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자전거는 스포츠 혹은 레저 수단이기에 앞서 하나의 훌륭한 교통수단입니다. 자전거를 타면 건강에도 좋고 도심의 교통혼잡, 대기 오염, 외화 낭비 등의 문제점도 줄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쉽게 자전거를 타고 다닐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해야 합니다."

朴씨는 자신들의 티베트 종주보다 훨씬 더 중요한 얘기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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