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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푸석푸석, 발은 퉁퉁…부종은 질병 예고 '신호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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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두덩이 붓고 얼굴이 푸석푸석하다, 팔 다리를 구부렸다 펴기도 힘들다, 발이 부어 퇴근 땐 구두 뒤축을 누르고 다녀야 한다, 정강이를 누르면 쑥쑥 들어간다…'. 부종은 우리 인체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이는 우리 몸의 70%가 물로 구성돼 있기 때문. 부종은 말 그대로 붓는 현상이지만 원인이 다양하다. 따라서 질병이 오는 초기 신호로 생각해 원인에 따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 부종의 특징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안심해도 되는 여성의 특발성 부종=언제부터인지 "자고 나면 수시로 얼굴이 붓는다"는 K양(28). 건강검진을 받아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 하지만 수시로 부종이 생겨 대인관계를 꺼릴 정도다. 진단명은 가임 여성(15~50세)의 10~20%에서 나타난다는 특발성 부종. 심할 땐 하루 중 몸무게가 2~3㎏씩 변하기도 한다. 특발성 부종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짜게 먹고 스트레스가 많은 여성에게 흔하다. 아침에 심하며 밤에는 좋아지는 게 특징. 주로 얼굴.손.발이 잘 붓고, 비만.변비.우울감.두통 등이 잘 동반된다.

평상시 싱겁게 먹고 틈틈이 쉬는 것이 최선책이다. 특히 저녁시간대에 수분 섭취를 줄이는 것만으로 대부분 좋아진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자주 다리를 올려 놓거나 탄력스타킹을 신어 효과를 보기도 한다.

◇갑상선 기능저하의 신호=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부종이 생긴다. 이때도 자고 일어나면 잘 붓지만 갑상선 기능저하로 인한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 즉 여름에도 춥다고 할 정도로 추위를 타고, 피부가 수분기 없이 거칠어지면서 소화도 안 되고 변비가 잘 생긴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박도준 교수는 "갑상선 기능 저하 때 나타나는 부종은 부은 부위를 눌러도 잘 들어가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한다. 부종의 원인이 글라이코사미노 글라이칸이란 다당류가 대사되지 않은 채 피부에 축적돼 물을 끌어들이며, 삼투압 영향을 거의 안 받는다.

최근엔 살빼기 다이어트나 변비치료용으로 미역.김.다시마 등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해 발생하기도 한다. 이들 식품에 들어있는 요오드는 갑상선 호르몬 생성과 분비를 차단하는 작용이 있다. 박교수는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대부분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지만 요오드가 많은 식품을 갑자기 많이 먹으면 갑상선 기능이 급격히 나빠진다"고 밝힌다. 이 경우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하면 병이 나으면서 부종도 개선된다.

◇신장.심장.간 질환에 의한 부종은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이들 질환에 의한 부종이 있는 경우 부은 부위를 손으로 누르면 쑥 들어가는 특징이 있다. 이런 환자들은 소변량도 줄고, 원인질환을 방치하면 부종이 점점 심해진다. 피검사를 하고 동반된 증상을 체크하면 쉽게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신촌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한대석 교수는 "만성질환으로 온 몸이 부을 땐 찌뿌드드하고 위점막도 부은 상태라 소화가 안 되고 메슥거린다"며 "부기가 심해지면 폐.복부.늑막에 물이 차 숨쉬기가 힘들어진다"고 들려준다.

이처럼 장기가 고장나 부종이 생길 땐 우선 원인 질환이 좋아져야 부종도 함께 개선된다. 따라서 심장병 환자는 심장 기능을, 간 질환자는 간 기능을 개선시키는 게 중요하다.

부종으로 인한 환자의 불편함도 크므로 이뇨제 등 부기 자체를 빼주는 치료도 필요하다. 이때는 개인의 질병과 건강 상태에 따른 맞춤 치료를 받아야 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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