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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크루즈아내 니콜 키드먼 남편그늘 벗어나 연기파 배우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8면

남편 톰 크루즈의 명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호주출신의 배우 니콜 키드먼(28)이 새 영화 『투 다이 포』(To Die For)에서 독립을 선언했다.14세때부터 연기를 시작한 키드먼은 호주에서는 이미 17세때부터 청춘스타로 인 정받아온 인물.그러나 할리우드로 건너온 뒤부터는 무명배우 생활을 하다 89년 『폭풍의 질주』(원제:Days of Thunder)에서 처음 크루즈를 만나 결혼한 뒤에야 비로소 유명해졌다.한마디로 영화배우보다 크루즈의 아내로 더 유명해 진 인물이다.이때문에 키드먼에게는 「톰 크루즈의 별책부록」이란 말이 꼬리표처럼 붙어다녔다. 그러나 지난달 『투 다이 포』가 개봉되자 키드먼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달라졌다.유에스에이 투데이를 비롯한 유력 일간지들은 영화 자체보다 키드먼에 초점을 맞추면서 『이번 배역을통해 키드먼이 비로소 남편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고 평가했다.또 할리우드 주변에서는 키드먼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점치고 있는 분위기다.
키드먼이 『투 다이 포』에서 맡은 배역은 유명해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요부 수전.시골뜨기 처녀로 TV를 통해 출세하고 싶은 그녀의 신념은 『미국에서는 TV에 나오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니고 아무도 봐주지 않는 일은 아무 가치도 없다』는 것.그래서 남편이 TV기상캐스터를 그만두고 주부가 될것을 권했을 때 펑크족을 유혹해 남편을 청부살인한다.지금까지 키드먼이 보여준 「미소와 예쁜 얼굴이 매력적인 따뜻한 여자」의이미지와는 정반대 분위기다.이 때 문에 키드먼이 수전역으로 캐스팅됐을 때 할리우드의 전체적인 반응은 부정적이었다.수전역이 요구하는 코믹함과 섬뜩함은 둘다 키드먼과 거리가 먼 분위기였기때문.그러나 키드먼은 독특한 연기 훈련으로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 호텔에 방을 얻어 3일간 집중적으로 토크쇼만 보면서 인물들을 연구한 것이 그 비결.다양한 인물들의 표정을 연구하면서 복합적인 수전역 연기에 대한 감을 잡을수 있었다고 한다.
키드먼은 유에스에이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영화를 통해 두가지 사실을 환기하게 됐다고 말했다.자신에게도 수전과 같은 성향이 잠재해 있다는 것,유명세에 대한 즐거움과 그것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공존하는 대중스타가 바로 자신이라는 점.키드먼은 평소 대중의 눈을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런 사생활을 유지하려 노력해온 인물로 알려졌다.그는 수전을 통해 『사람 사이의 관계는 사적으로 유지될 때만 진실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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