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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때리면 실신해 버려라” 일부 386 인터넷서 ‘시위 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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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산 쇠고기 반대를 위한 불법 가두시위에 386 세대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 평화적 촛불시위가 불법 가두시위로 변한 24일 이후부터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마다 386 세대의 참여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다음 카페 ‘이명박 탄핵 투쟁연대’ 게시판에 ‘386 모여라’는 제목의 글을 클릭하자 음악이 흘러나왔다. “강철 같은 우리의 대오 총칼로 짓밟는 너/아아 전대협이여 우리의 자랑이여/나가자 투쟁이다 승리의 그 한길로~” 전대협 진군가다. 자신을 84학번이라고 소개한 네티즌 ‘대륙정복’은 “(현재 집회가)너무 약해서 386이 지원해야 할 것 같다. 집회에서 이 노래 부르며 현 정권 타도를 외쳐 보자”고 주장했다.

인터넷엔 6월 항쟁 때의 사진도 등장했다. 네티즌 ‘명박탄핵하기’는 1987년 6월 항쟁 당시 거리에서 시위하는 사진과 함께 “386 세대들은 이렇게 10년을 싸워 대통령 직선제 하나 얻었습니다”는 글을 올렸다. 이 외에도 “민주주의란 나무는 피를 먹고 살아간다. 80년대 투사들이 다시 뭉치다”(ID 감성영어), “나긋한 목소리로 구호나 외치고, 지금 놀이하는 건가. 386세대, 특공대 등으로 구성된 전투적인 전위 조직이 필요하다”(ID 권태로운 창)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에 나도는 시위 지침=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불법 가두시위 때의 행동 지침도 나돌고 있다. 특히 대규모 가두시위 경험이 많은 386들이 올리는 ‘가두시위 코치’가 눈길을 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각종 지침들은 개인 블로그 및 카페를 통해 퍼지고 있다.

가두시위 관련 글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다. ▶가두시위 요령▶전경들에 대처하는 방법▶연행 시 대처방법 등이다. 인터넷 카페에 가두시위 요령을 올린 네티즌 ‘바른생활소년’은 “수많은 시국집회에 참가했던 386인데 집회를 끌어가는 운영자들의 수준이 엉망이다. 정신 똑바로 차려라”는 충고를 하기도 했다. 그는 ▶동선을 제대로 알고 움직일 것▶시민들에게 목소리를 들려주며 효율성 있게 가두시위를 할 것 등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세세한 지침을 올렸다.

네티즌 ‘샤인’은 “6인 1조로 팀을 만들고 PC방에 한 명을 대기시킨 뒤 암호로 현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내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전경들에 대처하는 방법’도 인기를 끌고 있다. “토끼몰이로 대열이 끊겼을 때 전경과 충돌하지 말고 다른 길로 이동해 무리와 합류한다” “도주 시 전경에게 잡힐 것 같으면 주변의 상가나 외국인이 많은 곳으로 피한다” 같은 매뉴얼도 인터넷에 돌고 있다.

‘연행 시 대처 방법’도 있다. 네티즌 ‘미미’는 “연행될 때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시위 나갈 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전화번호를 (휴대전화에) 저장해서 가라”고 강조했다. 자신을 386이라 밝힌 한 네티즌은 “경찰이 연행하려고 하면 연행 이유를 밝힐 것을 요구하고, 경찰이 때리면 실신해 버려라”며 자신의 경험담을 자세히 적은 글을 올렸다. 그는 “특수공무집행방해죄가 추가될 수 있으니 경찰을 때리지 마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서울대 한상진(사회학) 교수는 “현재 시위는 10대들이 주축이던 촛불시위에서 정치적인 상황으로 궤도를 수정하고 있다”며 “공권력에 의존하려는 과거 권위주의로의 복귀 의구심 있으나 일부 386 세력이 과거 암울했던 독재 상황과 같은 식으로 오늘의 문제를 인식해 과격한 정면 대결을 주장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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