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音樂徒 가요계선풍-그룹'베이시스'.남성듀엣'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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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요즘 한창 방송을 타는 노래중에 『내가 날 버린 이유』라는 발라드 곡이 있다.듣는 이의 가슴속으로 파고 드는 애절한 바이올린 연주가 인상적인 이 노래의 주인공은 3인조 신예 혼성그룹「베이시스」.이들은 모두 대학에서 클래식을 전공 한 정통파 음악도들이다.
청일점 정재형은 한양대 작곡과 졸업반.또 이화여대와 한양대 관현악과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김아연.연빈 두사람은 5분 간격으로 출생한 일란성 쌍둥이 자매다.바이올린 간주는 두 자매가 직접 연주한 것.
이들의 데뷔앨범에 수록된 8곡중 6곡은 정재형이 직접 작곡했다.클래식을 전공한 탓인지 곡마다 고급스런 분위기가 넘친다.본인들은 『가급적 클래식 음악의 분위기를 배제하려 했다』고 말하고 있지만 특히 『내가 아닌 나』『널 다시 만나』 등에 나오는코러스의 화음구성은 서정적인 가곡을 연상케 한다.
지난달 데뷔음반을 발표한 남성 듀엣 「루」의 멤버는 빈 음대에서 클래식 음악을 전공한 유학파 출신이다.특히 이들은 노래에선 신인이지만 작곡가로서는 이미 여러 히트곡을 만들어낸 숨은 실력파들이다.
변진섭이 『너와 함께 있는 이유』를 비롯,윤상.김민우.박영미등 쟁쟁한 가수들이 심상원의 노래를 불렀다.또 신재호는 조정현의 히트곡 『그 아픔까지 사랑한거야』,임재범의 『이밤이 지나면』,원미연의 『이별여행』등 을 작곡했다.
클래식 음악도들이 대중음악을 하는 것은 예전에는 거의 유례가없던 일이다.대학가요제.강변가요제등 대학생 대상의 가요제에서 참가신청자중 상당부분을 음대생들이 차지하게 된 것도 근래 들어서의 일이다.70년대말 한 음대 여학생이 당시 대학가요제에 출연해 징계를 받은 사실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만한 현실이다. 가요계에선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개방적인 사고를 갖고 있는신세대들간에 자신의 「끼」를 가요계에서 발휘하려는 경향이 있고예전에는 천박하고 저속한 것으로만 인식됐던 대중음악에 대한 생각이 바뀐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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