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왜 불출마 선언했나-여론조사 인기도 거품 판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콜린 파월 전미합참의장이 주변의 강력한 대통령선거 출마권고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한 배경은 무엇일까. 파월의 출마 여부는 미국민은 물론 세계의 커다란 관심사로 화제가 돼왔으나 백인지배사회의 정치 전문가들은 자메이카출신유색인인 파월의 출마포기를 이미 단정적으로 예언해 왔다.
파월은 자신의 출마포기선언에서『아직도 미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의 부름을 듣지 못했다』는 말로 설명했다.
지난 2개월간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최고 인기의 정치지도자로 떠오른 파월은 대통령선거 출마를 심사숙고,최근 측근인사들과 심각하게 출마여부를 협의해왔다.
파월은 그러나 이같은 자신의 인기가 자신의 능력과 리더십에 대한 국민의 확실한 평가에서 온 것이 아니고 공화.민주 양당에대한 혐오감과 변화를 요구하는 「성난 유권자」들이 찾는 제3의인물로 자신이 맞아떨어졌을 뿐이라는,즉 대타용 이었다는 결론을내린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지의 최근 여론조사는 유권자들이 「머리」와 「마음」이 서로 일치하지 않는 분열된 상태를 보이고 있으며,이들 성난 유권자들은 이성적으로 다수가 공화당을 지지하지만 심리적으로는 민주당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유권자들이 진정코 제3의 인물을 원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이같은 표면적 인기와 실제 지지도의 차이는 파월이 안고 있는 몇가지 약점과 결합될 때 더욱 심각한 결과를 빚을 수 있다. 파월은 일반적으로 걸프전의 영웅으로 받들여지고 있으나 일부 군사작전 전문가들은 파월을 오히려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의 건재를 가능케 만든 인물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파월 독트린으로 불리는 「확실한 조건이 성숙할 때 까지 군대를 움직이지 않는다」는 전략은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중대사안이 발생했을 때도 결코 군대를 움직이지 못하는 무능한 전략이라는 비판도 있다.
그가 흑인계열이라는 점과 워싱턴 정치판에 경험이 없는 인물이라는 것등도 그의 부적격을 말하는 논리들이다.
더구나 부인 앨머 여사가 최근의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총리 피살을 보고 남편의 신변안전에 대해 심각할 정도로 우려,출마에반대했으며 이는 파월이 출마포기결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주요 요인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