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마 발파장비" 실용화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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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큰 바윗돌은 건설.토목업계의 골칫거리.폭약을 사용하면 처리가 간단하지만 도심지나 주택가에서는 파편의 위험성과 소음.진동 때문에 제약을 받는다.따라서 공사기간이 길어져도 어쩔 수 없이 일일이 파쇄기로 깨거나 비싼 경비를 들여팽창성 파쇄제 주입 등의 특수공법을 사용해 부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수고를 덜게 됐다.
파편이 튈 위험성이 없고 소음및 진동 발생도 크게 감소된 새로운 방식의 암석 발파장비가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기 때문이다. ㈜수산중공업은 최근 플라스마(기체가 에너지를 받아 이온화한 상태)에너지를 이용해 바위를 깰 수 있는 「플라스마 파암(破巖)장비」를 개발했다.
이 장비 개발은 서울대 공대 원자핵공학과 정기형(鄭基亨)교수및 한국자원연구소 자원개발연구부 이경운(李慶雲)박사 등 산학연(産學硏)공동으로 이뤄진 것이다.수산중공업측은 이 장비의 발파과정이 폭약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이뤄 져 파편이 거의 튀지 않고 유독가스도 전혀 없어 안전성이 뛰어나다고 밝혔다.또 같은 파괴력의 폭약을 사용했을 때에 비해 진동은 10분의1 수준이며 10거리에서 측정한 순간 최대소음도 120㏈(공습사이렌 소리 정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이 장비는 전해액(電解液)에 초고압전기를 순간적으로 흘려 보내 전해액이 플라스마 상태로 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에너지로 바위를 깨도록 고안됐다.바위에 구멍을 뚫어 폭약 대신 전해액을넣은 뒤 여기에 대형컨덴서로 전기를 공급하면 된 다.
현재 개발된 장비는 8㎸,200㎄의 전기를 공급해 한번 발파에 화강암 2입방 정도를 깰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수산중공업 중앙연구소의 제환영(諸煥永)상무는 『플라스마 발파기술은 91년 캐나다에서 처음 개발됐지만 아직 실용화는 안된 상황』이라며 『이 장비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시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諸상무는 『에너지발생 효과가 높은 새 전해액과 초고압전류를 제어할 수 있는 특수스위치를 개발한 것이 실용화 성공의 열쇠였다』고 설명했다.
수산중공업은 이 두 분야에 대해 지난달 국내특허를 출원한 데이어 미국.일본 등 주요국가에도 특허출원을 준비중이다.
회사측은 이 장비를 7,000만원 정도의 가격으로 연내 국내시판 하고 해외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 주문에 따라 현재 개발된 것보다 파괴력이 큰 장비도 공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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