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螳螂拒轍-자기 분수도 모르고 무모하게 덤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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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말이 있다.자기 분수도모르고 무모하게 행동하는 것을 비유한다.螳螂拒轍이 그와 비슷한경우다. 螳螂(또는 螳랑)은 우리 말로「사마귀」 또는 「오줌싸개」라고 한다.메뚜기와 비슷하나 좀더 길고 톱날 같은 길다란 두 다리로 곤충 따위를 잡아 먹는다.
춘추시대 제(齊)의 장공(莊公)이 사냥을 나갔는데 사마귀 한마리가 앞다리를 번쩍 들고는 수레 바퀴를 막는 것이 아닌가.
장공은 우습기도 하고 기이하기도 하여 물었다.
『이놈은 도대체 무슨 벌레이기에 이다지도 당돌한가?』 『그것은 사마귀란 놈인데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지 물러설 줄은 모르지요.또 제 힘은 요량하지 못하고 무조건 대드는 놈이기도 합니다.』 그러자 장공이 말했다.
『그래? 그 참 묘한 놈이로구나.만약 이 놈이 군사였다면 천하에 둘도 없는 용사(勇士)가 될 텐데…』하면서 수레를 뒤로 물려 일부러 사마귀를 피해갔다고 한다.
여기서 螳螂拒轍은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인데 제힘을 모르고 무조건 달려들기만 하는 무모한 행위를 일컫는 말로쓰이게 되었다.
당랑지부(螳螂之斧.당랑의 도끼)도 비슷한 뜻으로 쓰인다.두 다리를 치켜든 모습이 마치 도끼를 든 것과 흡사하다 하여 나온말이다. 이밖에 당랑지위(螳螂之衛),당랑지력(螳螂之力),당랑당거(螳螂當車)도 같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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