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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아프리카 정상회의 중국·인도 견제하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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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 14면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4차 아프리카개발회의(TICAD)가 28~30일 요코하마시에서 열린다. 1993년 발족 이래 5년마다 일본에서 개최돼 온 매머드 회의체다. 이번에는 아프리카 53개국 가운데 52개국이 참가한다. 국가원수·총리가 42명이다. 23개국 정상이 나왔던 지난 회의와는 비교가 안 된다. 아프리카를 통째로 껴안으려는 일본의 의지가 엿보인다.

5년 사이 일본이 주춤하는 동안 아프리카로 줄달음친 중국·인도를 견제하려는 심리도 작용한 듯하다. 2년 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협력포럼에는 아프리카 35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중국은 TICAD에 맞서기 위해 2000년 이 포럼을 만들었다. 인도는 지난달 처음으로 아프리카 14개국과 정상회의를 했다. 세 회의체는 3개국의 원조·개발·투자와 아프리카의 자원·외교적 지지가 맞교환되는 무대다. ‘참가국 수’에는 아시아 3강대국의 전략을 넘어 자존심도 걸려 있을지 모른다.

4차 TICAD를 맞는 일본의 준비는 주도면밀하다. 먼저 후쿠다 야스오 총리. 71세인데도 3일 동안 17시간에 걸쳐 50명과 만날 것이란 보도다. 정상급에선 전례가 없는 마라톤 회담이다. 회담 한 건을 최장 20분으로 하고, 세 건을 소화한 뒤 15분간 휴식을 취하는 일정이라고 한다. 다음은 지원책. 배증(倍增)이 키워드다. 아프리카 정부개발원조(ODA)·투자액·쌀 생산량을 5~10년에 걸쳐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1억 달러의 식량 지원에도 나선다. 곡물가 급등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의 민심을 잡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일본은 아프리카 개발 문제를 7월 홋카이도 주요국(G8)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도 삼을 방침이다.

일본이 아프리카에 이토록 공을 들이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해서다. 유엔 가맹국 192개국의 30%에 가까운 아프리카 표를 얻지 않고선 5개 상임이사국 체제의 안보리 개혁은 공염불이다. 안보리 개혁에는 유엔 가맹국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하다. 일본은 2년 전 중국의 방해로 아프리카의 협력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개혁 결의안조차 내지 못했다. 다른 하나는 역시 자원 획득이다. 아프리카는 석유 외에 니켈·크롬·텅스텐 등 희귀 금속의 보고(寶庫)다. 이들 금속은 첨단 제품의 필수 소재다. 일본은 두 문제에 대해 중국과 대척점에 있다. 아시아 강대국 간 각축을 통해 검은 대륙의 전략적 가치가 재발견되고 있는 것 같다.



▶지난 주
19일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북핵 신고 문제 등 논의
20일 마잉주 새 대만 총통 취임

▶이번 주
28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폴란드 방문
30일 아시아·태평양 국방장관 등 싱가포르에서 안보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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