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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수능 개선방안] 표준점수 조정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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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005학년도 수능시험에서 실력보다 어떤 과목을 선택했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는 문제점을 없애주려던 계획이 백지화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선택과목별 만점자의 표준점수를 동일하게 맞춰주는 쪽으로 보완책을 검토해 왔으나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성적표의 점수를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로만 기재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은 표준점수 대신 다른 방법을 통해 과목별 표준점수의 차이를 조정해야 한다.

또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 최근 5년간 상업용 수험서 집필자(공동명의 포함)▶입시학원.인터넷 방송 출연자 등은 수능 출제위원이 될 수 없다. EBS 출연 강사도 출제위원이 될 수 없지만 검토위원으로 참여할 수는 있다.

교육부는 28일 이런 내용이 담긴 '수능 출제.관리 개선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표준점수 문제 대학에 일임=교육부는 수험생과 대학에 현행처럼 '조정되지 않은'과목별 표준점수를 그대로 제공키로 했다. 교육부는 대신 '표준점수 문제'를 대학이 알아서 해결하도록 일임했다.

표준점수 문제란 원점수가 같더라도 선택 과목 간 표준점수 차이가 10여점 이상 나는 등 실력과 관계없이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가 나타나는 것을 뜻한다.

서울의 일부 대학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백분위를 도입할 계획이다. 과목별 최고점부터 최저점까지 서열을 따져 백분율로 나타낸 것을 의미한다. 서울대.고려대는 선택과목의 백분위로 표준점수를 환산하며 이화여대 등은 표준점수를 쓰지 않고 백분위를 사용한다.

교육부 한석수 학사지원과장은 "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주요 대학들은 보완책을 다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표준점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간법(interpolation)'을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선택과목별로 원점수 분포(0~50점)가 있으면, 모든 과목 분포의 양 끝점(0점, 50점)과 중간 구간(4%, 50%, 96%) 등 5개 분포 구간을 매듭짓듯 일치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안이 점수를 더욱 왜곡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A과목의 원점수 만점인 50점과 48점 차이(2점)가 보간법을 적용한 다음엔 70점과 65점 차이(5점)로 더 벌어진 것이다. 동점자도 더 생겨났다. 골치 아픈 과목을 선택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차선책으로 현행 표준점수 방식을 유지키로 한 것이다.

◇시험관리 강화=4교시 탐구영역 선택과목 응시 때 수험생들이 풀어야 할 선택과목 순서를 정해주기로 했다. 예컨대 과학탐구에서 '물리Ⅰ-화학Ⅰ-생물Ⅰ-지학Ⅰ'등의 순이다.

수험생이 허위로 다수 과목(최다 4과목)을 선택한 뒤 실제는 필요한 과목(3과목 이하) 풀이에만 집중하는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30분씩 선택과목을 응시하게 한 뒤 문제지를 걷어가는 시간도 5분에서 2분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4교시 시간은 126분(과목당 30분씩 4과목 120분, 문제지 회수 2분씩 세차례 6분)이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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