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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벤처 마크로젠 "6시그마로 벤처도 내실을 다질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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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국내 대표적인 바이오벤처 업체인 마크로젠이 최근 ‘6시그마’ 경영혁신 기법을 도입했다.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제품 불량율을 줄이기위해 앞 다퉈 적용하는 이 기법을 바이오 벤처기업이 적용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이 회사 서정선(52.서울대 의대 교수) 회장은 "벤처기업도 이젠 모험 정신만을 내세우지 말고 내실을 다질 때"라며 이의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올 초 일본에서 보내온 유전자 샘플이 뒤바뀌자 바로 6시그마를 들여 오기로 마음 먹었다. 유전자 분석 서비스 사업으로 올 매출 목표(100억원)의 절반가량을 올리려고 했는데 '사고'가 났기 때문이다.

마크로젠의 분석 능력을 평가한 세계 50여개국 1300여개의 대학과 연구소가 보낸 샘플을 본사를 옮기면서 제대로 분류하지 않은 결과다.

서회장은 "일본의 거래선에 중역을 보내 사과를 한 끝에 어렵사리 다시 거래를 할 수 있었다"며 "말도 안 되는 실수를 저질러 여간 창피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6시그마 도입을 계기로 유전자 이식 생쥐와 DNA칩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체계적인 분석작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회장은 요즘 마크로젠 사업과는 별도로 '동북아민족 기능성 프로젝트'에 주력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동북아 지역의 유전 정보를 구축해 대표적인 질병 관련 유전자를 찾는 국책사업이다.

우선 몽골민족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할 예정이다. 1998년 섬나라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 28만명의 혈액샘플을 채취해 유전자 정보를 데이터 베이스화한 결과 정신분열증의 유전자가 나온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서회장은 "유목생활을 하는 몽골은 혈통이 잘 보존돼 있고 우리와도 유전적으로 매우 흡사한 편"이라며 "몽골 유전자를 분석하면 동북아 지역의 특이한 질병 유전자를 찾는 계기가 마련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서회장은 울란바토르 인근의 오르혼톨 지역에 검진센터를 세워 1000여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 유전자 분석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6시그마 운동=100만개 제품 중 결함 제품을 3개 이하 수준으로 낮추는 경영혁신 활동의 하나다. 미국 모토로라가 처음으로 고안했고 GE에서 꽃을 피웠다. 국내에서는 포스코.KT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에서 채택하고 있다. 주로 제조업 생산라인에서 품질관리 기법으로 사용되나 최근엔 서비스업종에서도 도입하고 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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