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테마] 바이오주, 황우석 효과…‘김칫국’ 조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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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황우석 효과’ 덕에 바이오주가 모처럼 반등했다. 심지어 황 박사와 아무 관계가 없는 회사 주가까지 덩달아 올랐다. 전날 뉴욕 타임스가 황 박사 연구팀에 의해 10년 전 미국이 실패한 상업용 개 복제 프로젝트가 성공했다고 보도한 게 계기가 됐다. 사람의 장기 복제는 아직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개 복제에서 상업화의 돌파구가 마련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22일 코스닥시장에선 황 박사 관련주로 꼽힌 에스티큐브와 제이콤이 개장하자마자 상한가로 뛰었다. 에스티큐브는 황 박사가 이끌고 있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박병수씨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제이콤은 바이오와 상관없는 내비게이션 및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제조회사지만 황 박사의 장모가 대표이사로 등재돼 관련주로 꼽혀 왔다.

산성피앤씨도 성체 줄기세포 관련 기업인 FCB파미셀에 지분투자했다는 이유로 줄기세포 관련주 흐름을 탔다. 지난해 몇 차례 주인이 바뀌며 바이오기업 변신을 선언한 유성티에스아이(옛 유성금속)도 13% 이상 급등했다. 이 회사는 김정실 SF인베스트먼트 회장, 이상업 전 국가정보원 차장이 인수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조아제약 역시 황 박사와 아무 연관이 없으나 동물 복제 테마를 탔다. 이 회사가 몇 년 째 복제 돼지를 생산해 왔기 때문이다. 이 밖에 국내 최대 제대혈 은행인 메디포스트와 바이오 테마주로 분류된 헤파호프, 이노셀, 제넥셀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하지만 ‘황우석 효과’에 휩쓸린 섣부른 투자는 위험하다는 지적이 많다. 교보증권 김치운 애널리스트는 “줄기세포 연구는 아직 수익 모델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단순히 개 복제에 성공했다는 사실만 보고 투자하는 건 이르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애완견 복제의 상업화 여지가 있긴 하나 아직 복제한 개의 장기 생존 여부나 수요자의 만족도 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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