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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으로 외치는 자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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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국제현대무용제(MODAFE 2008)가 27일부터 6월 7일까지 12일간 열린다. 서울 아르코예술극장·남산 동랑예술원·서강대 메리홀 등이다.

모다페는 1982년 시작된 이후 26년간 해외 100여 단체, 국내 300여 단체의 작품을 선보여 한국의 대표적인 무용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해외 무용단체를 초청해 개막 공연을 선보였던 과거와 달리 공모를 통해 국내 작품을 선정했다.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한국 현대무용의 성장을 자신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선입견과 편견이 난무하는 시대를 달팽이를 통해 통찰한 황미석 안무의 ‘노랑 달팽이’, 주변 환경에 막연히 적응해 가는 인간의 박약한 의지를 표현함으로써 해방의 염원을 표현한 이용우 안무의 ‘더 프리덤 오브 더 윌’(사진) 등이 개막작이다.

해외 초청 공연은 모두 4편이다. 이 가운데 2년 전 ‘눈물의 역사’로 국내에서 화제를 모았던 얀 파브르 안무의 ‘여자가 남자의 주역이었을 때’도 있다. 맨몸의 여성 무용수가 올리브유가 뿌려지는 무대에 홀로 나와 안무가의 철학적 사유를 보여준다. 유럽에서 활동 중인 한국 무용수 허성임이 출연한다.

미국 안무가 데이비드 잠브라노의 ‘바르셀로나 인 48 아우어스’도 관심을 끈다. 그는 안무가·교육자·무용수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만능 엔터테이너로 알려져 있다. 이번엔 특히 사진작가·작곡가와 함께 음악·무용·영화·사진이 융합하면서 서로 충돌하는 기발한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최근 하이서울 페스티벌 예술감독을 맡았던, 독특한 개성의 안은미는 스위스 링가무용단과 공동 작업을 선보인다. 제목은 ‘무쿠스 앤드 앤젤스’. 하이힐·가벼움 등 사회가 여성에 대해 갖고 있는 고정관념 혹은 선입견 등을 유쾌하게 재해석한다.

국내 공연은 8개다. 인간에게 반복되는 한 가지 상황을 다양한 시각으로 구성한 이윤경의 ‘웨이팅 룸 Ⅱ’, 기호와 말의 해석에 집착하는 인간을 나타낸 김형남의 ‘혀’ 등이 주목 작품.

특히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국립현대무용단과 세드라베무용단에서 활동했던 김남진은 노숙인을 통해 현대 도시인의 비애를 포착한다. 힘 없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삶의 고통을 다채로운 언어와 움직임으로 풀어낸다. 이 밖에 부대행사로 ‘영화감독 장진이 바라본 현대무용의 비전’을 주제로 한 강연도 마련된다. 02-765-5352.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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