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한 비리지도자들-록히드 뇌물수뢰전격구속 日총리 다나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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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76년 7월27일 아침 7시25분 도쿄(東京)지검 청사앞.
검은색 승용차가 청사앞에 미끄러져 들어오면서 「서민재상」이라불렸던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전총리가 모습을 나타냈다.일순카메라 플래시에 불이 붙었다.감색 양복차림의 다나카는 기자들을향해 오른손을 치켜드는 특유의 「다나카 포즈 」를 취했다.그러나 여느때와 달리 다나카의 입술이 가늘게 떨리는등 일본열도 개조론를 토해내던 「불도저」 모습은 아니었다.5개월전 미 상원에서 록히드사의 대일 판매공작이 폭로된뒤 뇌물수뢰설을 부인해온 그는 이날도 오리발을 내밀었다.그 러나 1시간15분만에 다나카는 구속이 결정됐다.전격적이었다.간단한 절차를 마친뒤 다나카는9시35분 검찰 패트롤카의 선도를 받으며 구치소로 향했다.
다나카는 이날 저녁 210엔짜리 닭고기 스튜를 들고 얇은 매트리스위에서 하루밤을 보냈다.이튿날 아침은 보리밥과 단무지….
옥중생활 25일.다카나는 8월18일 2억엔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83년과 87년에 각각 유죄선고를 받았다.그는 가석방이후 금권의 물밑에서 「어둠의 장군」으로 군림,오히라(大平).스즈키(鈴木).나카소네(中曾根)내각을 주물러왔다 .다나카는 93년 사망했지만 올 2월의 상고심은 뇌물루트 당사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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