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금도 자신의 홈페이지(www.bozzetto.com )를 통해 신작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21∼25일 열리는 SICAF에는 ‘브루노 보제토 회고전’이 마련됐다.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장편 ‘알레그로 논 트로포’와 ‘로(사진)’등 단편 12편이 상영된다 . 그는 ‘알레그로 논 트로포’ 얘기를 꺼내자 “30년도 더 된 작품이라 이제 그만 ‘차오(ciao·이탈리아어로 안녕)!’를 외치고 싶다”며 웃었다. 보제토는 열 살 때 ‘판타지아’에 미쳐 극장에서 열두 번이나 관람했다.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게 된 것도 이 작품 덕이다. ‘디즈니식 해피엔딩’에 대한 비판이 들어있던 탓에 세간에는 ‘안티 디즈니의 대표주자’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 수식어에 대해 그는 “오히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대한 찬사를 표한 것”이라며 손을 내저었다. 그의 꿈은 원래 영화감독이었다. “실사영화는 배우 섭외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습니다(웃음). 애니메이션은 이야기를 가장 쉽고 압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체입니다. 최근에는 만들기 쉬운 플래시 애니메이션에 빠져 있지요.” 이탈리아 애니메이션에 대해 묻자 그는 “아직까지도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이나 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고, 젊은 층은 국산보다는 미국이나 일본 작품을 선호해 좀 아쉽다”고 말했다.
네 명의 자녀 중 둘은 아버지를 따라 애니메이터의 길을 걷고 있다. 일본 ‘아니메’에 푹 빠진 자녀들은 가끔 “아버지 작품은 너무 진지하다”는 불평을 한다고 말했다.
선승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