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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남북經協 3억불 넘어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남북경협이 사상 최초로 3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지난 88년7월 남북경협이 시작된 이래 7년만의 일이다.
지난 8월말 현재 남북교역은(승인기준)829건,144개 품목,2억1,746만달러를 기록했다.통일원 교류협력국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 이상 증가된 이같은 신장세가 올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남북교역은 올해 수월하게 3억달러 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간 수출고가 1천억달러에 달하는 남한에 남북경협 3억달러는총 무역량의 1%에도 못미치는 미미한 숫자다.그러나 전체 교역량이 21억달러에 불과한 북한에 3억달러는 전체의 14.3%에달하는 상당한 것이다.또 그 결과 남한은 북한 의 3대 무역 파트너로 떠올랐다.
남북경협은 크게▶단순교역▶위탁가공▶협력사업등 3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우선 단순교역은 말 그대로 남북한 물자가 홍콩.일본등 제3국을 통해 오고가는 것을 말한다.지난 8월말을 기준으로 할때 우리는 북한에서 1억6,800만5,000달러 상당의 물품을 반입했다.반면 북한은 우리로부터 4,945만9,000 달러 상당의물품을 반출해갔다.즉 반출입만을 놓고보면 남한은 북한에 1억1,854만6,000달러 상당의 입초(入超)상태에 있는것이다.통일원 당국자들은 『북한이 우리의 북한산 물품 무관세 정책 덕택에 짭짤한 재미를 보고있다』고 말하고 있다.북한에서 들여오는 주요 반입 품목은 아연괴 같은 철강금속류(72.8%)와 섬유류(13%)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녹용.결명자.사향.음양곽 같은 북한산 한약재반입도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또 우리의 대북 반출 품목도 최근에는 화장품.초코파이.중고지프.라면.드라이클리닝 기계 등으로 다양해지는 추세다.
남한이 원.부자재를 북한으로 보내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완성품을 만든 뒤 다시 들여오는 위탁가공도 신장세가 두드러진다.주로 남한의 신발.의류업체들이 참가하는 남북위탁가공은 8월말 현재 1백35건 1,733만달러 규모다.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3.5%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남북경협의 꽃인 협력사업분야,즉 우리 기업의 대북직접투자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지난해 11월8일 남북경협 활성화조치 이후 협력사업자 승인을 받은 업체는 대우(남포공단).고합물산(의류.봉제).한일합섬(스웨터).국제상사(신발 ).녹십자(의약품).동양시멘트(시멘트사일로건설).동룡해운(하역설비)등 7개 업체다.그러나 대우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통일원으로부터아직 협력사업 승인을 못받아 본격적으로 대북투자를 못하고 있는실정이다.
정부와 민간기업들은 바로 이 대북 협력사업 문제를 둘러싸고 물밑갈등을 빚고 있다.
민간기업들은 『정부가 진정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으면쌀지원같은 1회성 사업을 벌이지 말고 정치와 분리된 협력사업을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통일원 당국자들은 『정부가 섣불리 대북 투자를 부추겨 우리 기업 을 제2의 조총련 기업으로 만들 수는 없다』며 『대북 투자는 전반적인 남북 관계를 고려해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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