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FTA 살려주오’ 정치권 순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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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버시바우(사진) 주한 미국대사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해 한국 정치권을 상대로 직접 팔을 걷고 설득 작업에 나섰다. 버시바우 대사는 20일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와 오찬을 함께한 데 이어, 오후엔 국회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안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한국에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잘못된 정보와 오해가 많아 애석하게 생각한다”며 “미국 국민뿐 아니라 한국 소비자들도 미국 쇠고기와 농산물에 자신감을 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수출하는 쇠고기에 월령을 표시해줄 수 있는지 여부를 묻는 이한구 정책위의장의 질문에 그는 “정부에서 월령 표시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도축장과 수출업자가 한국 수입업자의 요청에 따라 월령을 표시하는 것에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야당이 의문을 품어온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 동의안 통과 전망에 대해 버시바우 대사는 “의회 비준 전망이 꽤 밝다고 본다”고 장담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 인사말에서 “야당에서 쇠고기 수입 문제와 비준 동의안을 연계해 비준 동의안을 통과시켜주지 않고 있다”며 “미국의 한·미 FTA 비준 동의에 대한 입장과 어떤 전망이 있는 것인지 종합적으로 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버시바우 대사는 자유선진당 이 총재를 서울 광화문에 있는 대사관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재는 “이번 쇠고기 파동의 쟁점은 검역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미국이 우리의 수입 중단 조치를 위장된 무역 장벽으로 삼아 문제삼지 않겠다는 점을 문서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버시바우 대사는 “협정문을 개정하는 것은 어렵지만, FTA로 한국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면 문제의 소지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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