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엿한 강원도민 ‘오늘만 같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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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0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 ‘다민족 다문화 어울 한마당’에 참석한 결혼이민자 등 외국인들이 체육행사 전 율동으로 몸 풀기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강원도 제공]

“우리도 이젠 어엿한 강원도민 이예요.”

20일 춘천시 호반체육관에는 결혼이민자와 이주노동자 및 유학생 등 강원도에 살고 있는 외국인 900여명이 모였다. 강원도가 제1 회 세계인의 날과 세계인 주간을 맞아 마련한 ‘다민족 다문화 어울 한마당’이다. 강원인으로서 자긍심을 심어주고, 지역사회의 세계화를 이끄는 인적자원으로 육성하기 위한 화합과 소통의 한마당에 참가한 이들은 마음껏 웃고 뛰며 하루를 즐겼다. 오랜만에 같은 지역 출신 친구를 만나 수다도 떨었다.

대북과 모듬북 사물공연으로 시작된 한마당은 기념행사에 이어 몸풀기 체조와 강원사랑 OX퀴즈로 오전 일정을 마쳤다. 이어 오후에는 단결 화합 믿음 소망 등 6개 그룹으로 나눠 ▶희망의 풍선 쌓기 ▶화합의 복 바구니 ▶4인 5각 게임 ▶사랑커플 캥거루 릴레이 ▶한마음 단체 줄넘기 ▶전통 놋다리 밟기 ▶장애물 경주 등 체육행사가 열렸다.

체육행사 중간 열린 장기자랑에는 양양지역 다문화가정 회원이 ‘만국 백조들의 잔치’, 강릉 결혼자이민센터 회원이 연극 ‘신 관노 가면극’을 공연하는 등 10개 팀이 틈틈이 익힌 솜씨를 뽐냈다. 대회장 입구에는 다문화가정 가족 사진과 아이들이 그린 그림 40여 점이 전시됐다.

한마당에서 초등학교 청소부로 일하면서 중풍 시어머니를 수발하는 등 가족을 부양해온 필리핀 출신 핀핀 솔레다드(43·평창군)씨 등 6명이 도지사 표창을, 이주민의 지역사회 정착과 권익증진에 힘써온 강릉여성문화연대가 행정안전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남편(49) 및 딸(2)과 함께 한마당에 참가한 마리벨(39)씨는 “결혼 13년 만에 이런 행사는 처음으로 몇 년 만에 친구를 만나는 등 너무 기뻤다”며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해마다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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