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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품 出庫價부터 파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유명 전자 제조업체에서 정식으로 출고된 제품의 세일가격이 공장도가격 밑으로 떨어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판매상인들이 「공장에서 방금 떼온 값」보다 싸게 팔고 있는 것이다.얼핏 밑지고 파는 것처럼 보인다.
지금까지 공장도가격 밑으로 팔렸던 가전(家電) 제품들은 덤핑시장에 흘러나온 물건이 아니면 1~2년 지난 재고품(在庫品)이대부분이었다.백화점 세일때도 소위 특별기획상품으로 제작된 한두품목만이 이같이 파격적인 값에 판매돼 왔다.그 러나 용산전자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서울전자유통은 세일을 통해 삼성.대우.LG전자등 가전3사에서 출고된 50여개 품목을 공장도 가격보다 싼값에 판매하고 나섬으로써 그동안 제조원가 개념으로 통용되던 공장출고가에서마저 가격파괴 현상이 시 작된 것이다.
전자랜드는 27일부터 11월5일까지 열흘간 실시하는 가을정기세일에서 삼성전자의 신제품인 슈퍼플랫 29인치(CT-2966)를 공장도가격(88만원)보다 5.7% 더싼 83만원에 판매하고있다.권장소비자가격(117만8,000원)보다 무 려 29.5%나 싼값이다.
또 대우의 620ℓ짜리 입체냉장고(FRB-6510NT.권장소비자가격 137만5,000원)도 공장도가격(111만8,200원)보다 7.8%나 싼 103만원씩에 팔고 있다.이밖에 LG의 전자레인지(MR-216MJ.권장소비자가격 15만원 )도 공장도가격(11만5,300원)보다 2.9% 더싼 11만2,000원에판매하고 있다.
전자 유통업체들이 이처럼 정품의 판매가격을 소위 「공장에서 떼오는 값」보다 싸게 판다는 얘기는▶밑지고 판다거나▶공장도 가격보다 훨씬 싸게 물건을 떼올 수 있거나 둘중의 하나다.장사가처음부터 밑지고 팔기는 만무한 일이고 보면 공장 도가격보다 싸게 물건을 떼온다는 얘기가 되는데,그렇다면 제조업체가 매기는 소위 「공장출고가」라는 것이 문제가 된다.
실제로 가격파괴 바람과 함께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된 권장소비자가격의 문제점이 공론화된데 이어 최근에는 소비자보호단체들 사이에서 『국내 제품의 공장도가격이 과연 제대로 산출된 것이냐』에 대한 문제 제기가 활발히 일고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의 한관계자는『유통업체가 공장도가격 이하로 팔아도 현행법상 제조업체로서는 전혀 관여할 수 없다』며 『그러나 덤핑 등이 성행하고 있는 현실에서 가격질서가 문란해지는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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