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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다 일본총리 52명과 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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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사진) 일본 총리가 아프리카 국가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아프리카 52개국 대표들과 사흘간 개별적으로 마라톤 정상회담을 한다.

19일 요미우리(讀賣) 신문에 따르면 대상자는 28~30일 요코하마(橫濱)에서 열리는 제4차 ‘도쿄·아프리카 개발회의(TICAD)’에 참석하는 52개국 대표들. 아프리카 53개국 가운데 한 국가만 빼고 52개국에서 국가원수 35명, 총리 7명, 부통령 3명 등이 참석한다. 회담 시간은 개막 전날인 27일부터 사흘간에 걸쳐 총 17시간. 각국 지도자 한 명당 20분을 할당했다.

후쿠다 총리는 그 밖에 아프리카 빈곤 추방 운동을 벌이는 록 그룹 ‘U2’의 보노, 노벨평화상 수상자 완가리 마타이, 아프리카연합(AU)의 장핑 위원장 등도 면담한다. 후쿠다 총리의 나이가 71세여서 그의 체력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도 2003년 이 회의를 주최하면서 23개국 정상과 마라톤 회의를 한 후 “이렇게 피곤한 적은 처음”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후쿠다 총리는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회담하는 기회가 좀처럼 없다”며 마라톤 회담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번 회의 및 정상회담과는 별도로 유엔 개혁에 관한 아프리카의 입장을 정하는 AU의 수뇌급 기구인 ‘10개국 위원회’와의 첫 회의도 주최할 예정이다.

후쿠다 총리가 의욕적인 아프리카 정상외교를 펼치는 것은 일본의 오랜 숙원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아프리카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자원 확보와 경제 개발 사업 진출도 겨냥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우선 내년부터 5년간 아프리카에 대한 자국 기업들의 직접 투자를 두 배로 늘리도록 할 방침이다. 천연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는 일본 민간기업들에도 잠재력이 뛰어난 대형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기업의 아프리카 투자액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연평균 17억2000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2012년까지는 연평균 34억 달러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의 아프리카 진출을 측면 지원하기 위해 무상 원조와 무이자 차관 등을 포함한 공적개발원조(ODA)를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후쿠다 총리가 참가국 정상들과 릴레이 회담을 하는 것도 국가별 ODA 지원액을 직접 통보해줌으로써 참가국 전원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일본 정부는 ODA를 지원 받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도로와 수리 시설 등 인프라 정비에 적극 나서도록 독려해 일본 민간기업이 이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기업이 아프리카에 설비 투자를 하는 경우에도 국제협력은행에 의한 융자와 무역보험을 활용하기 쉽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일본은 이와 함께 아프리카 경제 성장의 저해 요인이 되는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등 감염증 대책으로 연내 6억 달러를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일본은 1993년부터 TICAD를 창설해 5년마다 아프리카 전체 국가를 일본으로 초청해 회의를 주재하고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있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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