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납 유엔분담금 내라" 佛.英정상,美 강력 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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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유엔본부=외신종합] 유엔 창설 50주년 기념 특별정상회의 이틀째인 23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영국등 미 우방 정치지도자들이 빌 클린턴 미행정부가 유엔의 재정위기를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일제히 비난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에 대한 미국의 약속불이행은 유엔의 존립 자체를 흔들고 있다』며 『이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또 존 메이저 영국총리도 시라크대통령과 같은 수위로 클린턴 행정부를 강도높게 비난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한 영국 관리가 전했다. 미국은 유엔에 13억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
전날 첫 연설에 나섰던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유엔이 오는 21세기에 세계평화와 번영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선개혁이 절대 필요하다』면서『미국은 유엔재정개선을 위해 의무분담금을 충실히 납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한국과 일본.스웨덴.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한 「16국 그룹」 정상과 대표들은 유엔의 평화유지활동을 강화하고 재정상태및 민주적 절차를 개선키 위한 개혁운동에 동참할 것을 다른 유엔회원국들에 촉구했다.
「16국 그룹」의 대통령과 총리및 고위관리들은 이날 회의를 갖고 이번 유엔창설 50주년행사가 전세계의 다자(多者)체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새로운 과업을 수행해나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촉구하는 성명을 채택했다.
이 성명은 ▶유엔의 평화유지업무가 폭력사태 발발에 한층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강화돼야 하고 ▶유엔의 효율성을 높이고 대표성을 보강해야 하며 ▶경제발전을 가속화하고 전세계의 경제적불평등을 줄여나가기 위해 다자경제체제에서의 유엔 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성명은 또 유엔의 재정문제에 대해 『모든 회원국들이 분담금을 때맞춰 전액납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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