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소 주변 자동차 정비업소 불법.변칙영업 판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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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자동차나 자동차 제도와 관련,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중앙일보 자동차팀은 수시로 「불만의 현장」을 찾아가 문제점을 파헤칠 예정이다.이번주에는 불법 전자클랙슨이 어처구니 없는 절차를 거쳐 「합격처리」되는 자동차 검사소 주변을 찾았다.
[편집자註] 자동차 검사소 근처 자동차정비업소들의 불법.변칙영업이 판을 치고 있다.불합격된 차들을 손보지도 않고 수리한 것으로 처리하거나 임시 클랙슨을 달아 합격시켜주고 1만원 이상을 받고 있다.특히 검사소 주변에서 이런 불법영업이 버젓이 이뤄져 당국의 묵인이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3시05분.서울 서부자동차검사소.
D콜택시회사 정비주임 P모씨는 회사차 한대를 갖고 가 검사를받았으나 클랙슨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전자클랙슨때문이었다.P씨는 검사용지를 들고 5분쯤 차를 달려 검사소 근처 「1급 H자동차 서비스」라는 정비공장을 찾았다.
정비공장 직원은 차는 손보지도 않은채 도장 하나를 가지고 나와 P씨가 들고 있던 검사용지에 찍어주었다.P씨는 그에게 4천원을 주었다.수리도 하지않고 정비완료 도장을 찍어준데 대한 「사례」였다.
P씨는 『우리(택시회사)는 아는 사이기 때문에 수리하지 않고도 도장을 찍어준다』고 말했다.
3시30분.다시 자동차검사소로 간 P씨는 정비업소 도장을 받은 검사용지를 제출했다.불합격차가 수리를 받지않았는데도 합격판정을 얻어낸 것이다.
고덕동에 사는 다른 P모(31.회사원)씨는 이런 「요령」이 없어 곤욕을 치른 케이스.
그는 최근 직접 차를 몰고 서울방이동 동부자동차 검사소를 찾았으나 P씨 역시 클랙슨 검사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역시 전자클랙슨때문.
검사대행원들이 다가와 『왜 우리한테 맡기면 문제가 없을 것을사서 고생하느냐』고 핀잔을 준후 「방법」을 일러주었다.
검사소 근처 A정비소(관허 2급)에 가보라고 권했다.A정비소에 가니 차 범퍼 밑에 임시 클랙슨을 부착해 주었다.다시 검사장에 간 P씨는 무난히 합격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P씨가 단 임시 클랙슨은 소리도 제대로 나지않는 낡은것인데다 임시로 단 것이어서 범퍼밑에 길게 선이 늘어져 있었다.이런 임시 클랙슨을 단 차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을 정도였으나 별 문제없이 검사를 통과했다.
P씨는 검사가 끝난후 A정비소에 돌아와 원래의 전자클랙슨으로다시 바꿔 달았다.떼었다 붙인 수고비는 1만원.지난 17일 기자가 A정비업소를 찾았을때 한 정비공장직원은 『요즘 임시클랙슨장착비로 불합격 판정전에 온차는 1만원,판정후 에 온 차량은 1만5천원씩 받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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