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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와인의 대부’ 몬다비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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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미국 ‘캘리포니아 와인의 대부(代父)’ 로버트 몬다비(사진)가 16일 나파밸리 욘트빌 자택에서 사망했다. 95세.

그는 프랑스·이탈리아산과 겨룰 만큼 캘리포니아 와인의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대부분의 유럽산과는 달리 단일 품종 포도로 와인을 빚은 뒤 어떤 재료를 썼는지 밝히는 방법을 채택, 북남미·호주산 개척에 크게 기여했다. 유럽 와인은 여러 품종의 포도를 섞어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최고급 포도주 제조에 대한 그의 집념은 대단했다. 실제로 그의 이름을 딴 백포도주 ‘로버트 몬다비 샤도네 레서베’는 1997년 프랑스·이탈리아산을 누르고 전유럽 와인품평회에서 우승했다. 또 프랑스 유명 와인제조업체인 ‘바론 필립 드 로쉴드’와 손잡고 만든 ‘오퍼스 원’은 미국산 최고급 와인으로 꼽힌다.

이탈리아 이민자의 후손인 그는 미네소타주에서 태어나 스탠퍼드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36년 포도주 업계에 뛰어들었다. 과일 도매업을 하면서 와인 사업에 손댔던 아버지로부터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43년 부친과 동생 피터를 설득, 와인 양조장을 인수해 가족이 함께 경영했다. 그러다 사소한 시비로 동생과 동업 관계를 청산하고 65년 독립했다.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로버트 몬다비 양조장’을 차려 미국 최고의 와인 생산자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는 ‘우드브릿지’라는 상표로 저렴한 제품을 생산, 미국 와인 대중화의 기틀을 닦기도 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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