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대학서 만화로 수학강의-경상대 조재경교수 직접구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연인으로 보이는 한쌍의 남녀가 커피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대화를 하는 만화장면이 대형스크린에 비친다.
레이저지휘봉을 든 대학교수가 스크린에 비친 만화를 가리키며 『커피는 몇도일때 가장 맛이 있느냐』고 학생들에게 물으면 학생들이 『섭씨 70도』라고 대답한다.
다시 교수는 『현재 커피의 온도가 섭씨 100도라면 얼마를 기다려야 70도가 되는지를 계산하는 방법이 뉴턴의 냉각법칙』이라고 설명을 한다.
최근들어 계속되고 있는 경상대공과대 전자재료공학과 학생들의 「공업수학」강의모습.
만화로 강의하고 있는 사람은 이 학과 조재경(趙在慶.38)교수. 물론 교재도 『공업수학이라면 이제 만화로 공부하세요-미분방정식편』이라는 제목의 268쪽짜리 만화책이다.
조교수가 2년여동안 직접 스토리를 구성하고 대학생인 안제용(24.울산대미술교육과)군이 만화를 그린 이 교재에는 주인공 「미방」양과 「도사(道士)」가 세상을 돌아다니며 22개로 설정된어려운 난관을 적절한 미분방정식을 이용해 극복해 간다는 이야기로 구성돼있다.
이 교재의 내용중 공룡발자국이 남아있는 경남고성의 쌍족암에서개뼈다귀와 공룡뼈를 구분하는 방법을 「탄소연대추정법」을 통해 설명하고 무인도에 풀어놓은 염소 한쌍의 숫자가 늘어나는 양을 「맬더스의 법칙」을 통해 설명하는 장면들은 마치 만화책을 보는듯 재미있는 부분들이다.
공업수학은 공대에서 가장 어렵다고 소문난 과목으로 지금까지 두꺼운 원서로 강의하는 바람에 수강률이 70%정도에 머물렀으나조교수가 10월들어 만화교재를 통해 강의하고 나서는 외부 청강생들이 몰려들어 강의실이 비좁을 정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