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소년원생 노인촌 찾아 겨울나기 돕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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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남들을 괴롭히기만 해온 저희가 조금이나마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게 기쁩니다.2주전 처음 양로원 봉사를 다녀와서도 가슴이뿌듯했습니다.』 20일 오후3시 경기도의왕시에 있는 서울소년원.중앙일보가 주최하는 제2회 자원봉사대축제에 참가,21일 서울신림7동(난곡지역)「현대판 고려장 마을」「홀로 노인」들의 겨울나기 준비를 해주기 위해 빗자루와 삽.망치등을 준비하는 원생 1 0명의 표정이 설렘으로 밝기만 하다.
원생들은 소년원에서 배운 주택수리.용접 등의 기능을 살려 노인들이 사는 「벌집」의 보일러와 문짝 등을 수리해주고,쓰레기가어질러진 골목길과 먼지가 켜켜이 앉은 부엌.방안 등을 청소할 계획이다.
원생 김모(14)군은 『난곡동에 가면 지난주 엘림양로원을 찾았을 때처럼 저때문에 속을 썩이신 부모님과 할머니 생각이 날 것 같다』고 했다.
2주후면 사회로 나갈 김군은 퇴원 1개월을 앞둔 2주전부터 동료 20명과 함께 음성 꽃동네.엘림양로원.국립묘지 등을 찾아자원봉사활동을 펼쳐왔다.
남의집 금품을 세차례 훔친죄로 소년원에 들어온 김군은 『꽃동네에 가보고 우리보다 훨씬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알았다』며 『봉사활동은 새로운 삶을 일깨워줬다』고 말했다. 서울소년원 이민부 교무과장은 『지난 3월 원생봉사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이탈사고나 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었지만 아이들이 봉사를 통해 새 사람이 돼가는 것을 보고 공무원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소년원 뿐 아니라 전국의 11개 소년원은 모두 이번 중앙일보 자원봉사대축제에 참가신청을 냈다.대전소년원생 14명은 엑스포전시장 및 갑천 주변 정화활동을 펼치며 청주소년원은 음성꽃동네에서 4명씩 5개팀을 짜 가을걷이.주방일손돕기 .빨래.장애아 돌보기를 할 예정이다.소년원생들은 지난 7월 법무부가 마련한 「소년원생 사회복귀과정 개선안」에 따라 퇴원 1개월을 앞두고 36시간의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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