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說 파문-금융가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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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4,000억원 비자금」파문이 확산되면서 각 금융기관들은 이번 사태의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
특히 신한은행은 나응찬(羅應燦)행장을 비롯,거의 모든 임직원들이 20일부터는 이번 일에 대해 일체 함구(緘口)로 일관.
이에 대해 은감원등에서는『신한은행이 하루만에 제대로 대처 하기 시작했다』며 『정부가 정식 수사에 나선다면 몰라도 국회의원의 폭로 하나만으로 은행이 예금 계좌의 내용등을 말해 줄 수는없는 일』이라는 반응들.
…박계동(朴啓東)의원이 20일 다시 『상업은행 효자동 지점이예금을 일반용과 청와대용으로 나누어 따로 관리해 왔다』고 주장한데 대해 상업은행 관계자는 『박의원이 은행 메커니즘을 너무 모르는 것 같다』고 반박.
이 관계자는 『은행 직원이 수천억원을 현금으로 싸안고 있다면몰라도 수표등이 모두 체크되는데 그같은 일은 있을 수 없다』고언급. …정부가 검찰을 중심으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소식이전해지자 금융계에서는 『문제의 차명 예금 전주가 노 전대통령이아닌 누구인지를 정부가 알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겠느냐』는 반응들. 한 시중 은행 관계자는 『거액 차명 예금의 경우 일선 점포장들은 대개 전주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며 『정부가 자신있게 조사 방침을 밝히고 있는 것은 전주의 정체를 정부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추측.
…신한은행 직원들은 『이우근(李祐根)이사가 너무 자세하게 얘기를 털어놓는 바람에 은행 입장이 더욱 난처해졌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이사가 「금융거래 내용을 밝혀 금융실명법 위반이 문제가 될 것」이란 소문이 퍼지자 『평소 소 탈하고 능력있는 임원으로 평판이 좋았는데 이번 일로 「희생양」이 되는 것아니냐』며 걱정하는 분위기.
이이사는 19일 오후부터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고 계속 행방이 묘연한 상태.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은행으로서는 예금주에게 누구의 돈이며 무슨 돈인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면서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4,000억원비자금설등이 나올 때마다 은행이 마치 비자금의 은신처인 것처럼 비쳐져 이미지 에 막대한 손상을 입고 있다』며 은근히 불만을 토로.
〈정리=경제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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