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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일, 釣魚島 분쟁 다시 불거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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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센카쿠열도에 상륙했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된 중국인들이 25일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오키나와 나하 항구로 이송돼 경비정에서 내리고 있다. [나하 AP=연합]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로 불편한 중.일 관계가 서로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 온 센카쿠(尖閣, 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열도 분쟁으로 한층 냉랭해지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沖繩) 경찰은 25일 센카쿠 열도에 상륙(24일)했던 중국인 7명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민간단체 '바오댜오'(保釣.釣魚島를 지킨다는 뜻) 연합회 소속 회원들로 확인됐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가 국내법 규정에 따라 처리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무성은 이날 "7명의 체포는 중국 주권에 대한 도전"이라며 "7명을 즉시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그럼에도 양국 정부는 일단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심각한 외교마찰로 확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일본 언론들은 "정부는 7명을 난민법에 따라 단순 불법 입국자로 분류해 기소 등의 사법처리 없이 강제출국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양국 관계를 해치지 않도록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양국 국민 감정이다. 중국인 50여명은 베이징(北京)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댜오위다오는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항의시위를 벌였고, 일본상품 불매 운동을 벌이자는 주장이 각종 인터넷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다. 일본에선 우익단체 '일본청년회'회원 10여명이 25일 센카쿠 열도에 상륙하기 위해 배를 타고 출발했다.

◇센카쿠 열도=대만 북동쪽 125㎞, 일본 야에야마(八重山) 열도 북쪽 170㎞ 지점에 위치한 다섯 개의 작은 섬과 암초로 이뤄진 무인도 군(群). 일본이 설치한 등대와 간단한 접안시설만 있다. 1970년대 이 섬 일대 대륙붕에 석유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중국.대만이 각자 영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일본은 1895년 무인도인 이 섬을 영토로 편입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중국은 그 이전부터 중국령이었다는 주장이다. 86년 홍콩.대만 항의단이 처음 상륙한 이후 분쟁이 거듭되고 있다.

도쿄.베이징=오대영.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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