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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세기업 풍속도-사장따라서 회사가 이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사람이 회사를 따라가지 않고 회사가 사람을 따라 옮긴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옮긴다는 게 아니라 사장이 살고 있는 곳으로 옮겨간다는 얘기다.미국에선 이같은 회사 옮기기가 새로운 현상으로 자리잡기 시작했고 이런 현상은 점점 늘고 있다.
레인코트로 유명한 런던 포그는 지난 93년9월 메릴랜드주 엘더스버그의 5개 생산공장을 뉴욕 인근 코네티컷주 대리언으로 옮겼다. 신임사장 아널드 코헨이 이런 결정을 내린 공식적인 이유는 패션의 중심 뉴욕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중론은 대리언에서 20분 거리에 집이 있는 코헨 사장의 출퇴근을 편케하자는 의도라는데 모아졌다.
런던포그사는 지난해 8월 회사를 완전히 옮긴지 2개월만에 경영난으로 새 사장을 맞았으며 신임사장은 다시 엘더스버그로 공장이전을 결정했다.
냅킨제조회사 스코트 페이퍼도 올해초 회사를 필라델피아에서 따뜻한 남쪽 플로리다주 해변가의 보카 레이튼시로 옮겼다.
테니스.골프광인 앨버트 던랩사장이 얼마전 보카 레이튼에 저택을 사 연중무휴의 골프장과 해변을 즐기다가 아예 회사를 이곳으로 옮겨버렸다.
보카 레이튼시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무기로 상당액의 기업보조금을 제공하며 대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스코트 페이퍼외에 WR그레이스나 톰슨메디컬사등 몇개사가 최근 이 곳으로 옮겨왔고 포천지 선정 500대기업에 드는 4개를 포함한 여러 기업이 회사이전을 고려중이다.
또 석유관련회사인 테네코사도 코네티컷주 그리니치에서 살고있는사장 대너 미드의 결정으로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그리니치로 옮겨갔다.사장취임후 집을 떠나 살던 미드사장이 『출퇴근이 어렵다』는 이유 하나로 서울~홍콩보다 더 먼거리로 회사 를 이사시킨 것. 이런 회사이전은 전화.팩스등 통신시설과 컴퓨터발달로 소재지가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새로운 기업여건을 반영하고 있지만 고용인의 실직문제는 거의 무시되는 비인간적 측면도 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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