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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아이스하키 유일한 동양인 백지선 재기스틱 시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다시 한번 스탠리컵을 안아보고 싶을 뿐입니다.』 동양인으론유일하게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맹활약했던 「비운의 스타」백지선(28.미국명 지미 백)이 부상으로 NHL 무대를 떠나 재기의 스틱을 휘두르고 있다.
지난 91,92년시즌 NHL 우승팀에 수여되는 은빛 찬란한 스탠리컵을 차지,미국 빙판에 한국인의 기상을 떨쳤던 백지선은 지난주부터 부상후유증등으로 2부리그에서 뼈를 깎는 시련을 맞고있다. 부친 백봉현(60.사업)씨는 12일 본사와의 국제전화를통해 『아들이 불운으로 고초를 당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지선이가 87년 NHL과 정식계약을 하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백지선은 93년9월 정규시즌을 앞두고 디트로이트 레드윙즈와 가진 시범경기에서 상대방의 슛을 몸으로 막다 스틱에 오른쪽 눈을 맞고 쓰러졌다.가까스로 실명위기는 넘겼으나 한시즌을 완전히쉬었고 다음해 LA 킹스로 이적했으나 부상후유증 .코치와의 불화로 다시 오타와 세네터스로 이적하는등 슬럼프에 빠져들었다.
결국 지난주 NHL보다 한단계 아래인 「인터내셔널 리그」에 입단,텍사스주 휴스턴 애로우스팀의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다.
185㎝.90㎏의 백은 한살때 캐나다로 이주,국교때부터 스틱을 잡았으며 소속 고교를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끄는등 주니어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었다.87년 20세에 「꿈의 빙판」으로 불리는 NHL피츠버그 펭귄스에 최초의 동양인으로 입단 ,미국은 물론 국내에도 커다란 관심을 모았었다.
91년 시즌부터 2부리그에서 정규리그로 발탁돼 득점왕 「슈퍼마리오」르미유를 뒷받침하는 왼쪽 수비수로 팀의 2연패에 공헌해「오리엔탈 익스프레스」(동양의 특급열차)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특히 91년5월26일 미네소타 노스스타스와의 결승시리즈 6차전에서 검은 장발을 휘날리며 7번째 골을 뽑아내 피츠버그가 창단 24년만에 첫 스탠리컵을 차지하는데 수훈을 세우기도 했다.
그해 신인왕 수상에 이어 92년 캐나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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