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자살률 10년 만에 3.5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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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 2월 김모(65)씨가 서울 신림동의 셋집에서 목을 맸다. 목수 일을 하며 혼자 생계를 유지하던 김씨는 3년 전 중풍으로 움직이기가 불편해지자 일을 그만두고 허드렛일을 하며 살아 왔다. 하지만 몇 달 전부터 중풍이 악화됐고 거의 움직일 수조차 없게 되자 자살한 것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노인이 늘고 있다. 12일 보건복지가족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10년(1995~2005년) 사이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이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이 기간 중 인구 10만 명당 65세 이상의 자살률은 25.4명에서 88.4명으로 3.5배가 늘었다. 65~69세의 자살률은 19.2명에서 62.6명, 80∼85세는 30.2명에서 127.1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모든 연령대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자살률이 높았다. 2005년에 70∼74세 노인 자살자가 여자는 41.4명에 그쳤지만 남자는 125.4명이나 됐다.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류지형 과장은 “급격한 고령화와 핵가족화로 가족애와 사회적 관심이 적어진 것이 노인자살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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