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군단 힘 받은 오바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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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버락 오바마 민주당 상원의원이 20일께 민주당 대선 경선 승리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 등 미국 언론들이 8일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 언론들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선 선출 대의원과 수퍼 대의원을 포함해 2025명의 대의원이 필요할 것으로 산정했다. 오바마 진영은 웨스트버지니아(13일)와 켄터키·오리건주 경선(20일)이 끝나면 오바마가 확보한 선출 대의원 수가 1627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숫자는 수퍼 대의원을 제외한 선출 대의원 수인 3253명의 과반을 넘기 때문에 매직 넘버를 확보하지 못하더라도 승리 선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웨스트버지니아와 켄터키에서는 힐러리가, 오리건에서는 오바마가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다 중도 포기한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9일 NBC방송에 나와 “오바마의 승리가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에드워즈는 “오바마가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본선에서 무찌를 수 있는 더 좋은 후보”라며 “경선에서 오바마가 승리하는 방향으로 가는 만큼 그를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간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인들은 일상에서 자신들을 위해 싸워 줄 수 있는 사람을 원하는데 오바마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수퍼대의원이자 노동자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에드워즈의 이런 발언은 수퍼대의원들의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한편 개미군단이 장기화하고 있는 민주당 경선 선거전에서 오바마를 든든하게 떠받치는 주역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오바마가 모은 자금 2억2600만 달러 중 100달러 이하 기부자들이 90%를 차지한다. 41%는 25달러 이하를 냈다. 모금액의 20%만이 거액 기부자였다. 선거자금연구소(CFI)의 마이클 맬빈 사무국장은 “오바마는 자원봉사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새로운 지지자를 끌어들이고 있다”며 “소액 기부자를 많이 모았으면서도 이를 표로 연결하는 데 실패했던 2004년 대선 때의 하워드 딘 민주당 후보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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