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현안 훈수하는 클린턴-내년 大選겨냥 실적쌓기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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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빌 클린턴 美대통령이 차기 대선을 의식,외교실적 쌓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클린턴 대통령은 최근 잇따라 중요한 국제분쟁해결에 성과를 거두면서 「미국의 세계지도력」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기에 이르고 있다.백악관은 지난해 이스라엘-팔 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중동평화원칙 조인에 이어 아이티 사태,보스니아휴전등 굵직한 국제문제 해결을 비롯해 지난주 백악관에서 가진 이스라엘-PLO간의 요르단강 서안 반환협정 서명에 이르기까지 잇따라 국제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
클린턴 대통령은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北-美 제네바 합의와 최근의 대북(對北)경수로 공급 협상의 기틀을 마련,북한 핵해결에 커다란 진전을 거두었으며 베트남 수교,對쿠바 경제제재 완화등 과거 공화당 정부가 성공하지 못한 난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對일본 무역협상에서 일본의 중요한 굴복을받아내고 對중국 무역분쟁의 해결기틀을 마련하는등 아시아지역의 무역외교에서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보스니아사태를 둘러싼 미국의 지도력 강화도 클린턴 대통령의 중요한 업적으로 꼽히고 있다.그리고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국제사회 고립화정책은 친이스라엘 분위기의 미국 사회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이에따라 클린턴 대통령은 소말리아와 르완다사태 해결의 실패로지난 93년 취임 이후 계속 따라다닌 「대외정책에 무능한 대통령」이란 정적들의 비난을 최근 반년 사이 완전히 제압했다.
클린턴대통령이 6일 워싱턴 하이야트 리전시 호텔에서 열린 프리덤 하우스 회의 연설을 통해 「미국의 지도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시한 것도 이같은 외교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그는 이날 연설에서 쿠바에 대한 여행 규제를 완 화하고 미국언론기관들의 쿠바지국 설치를 허용하는등 쿠바와의 민간교류를 일부 확대하는 조치도 발표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외교실적은 미국내 대통령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더욱 돋보이고 있다.
물론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국제문제가 별다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 워싱턴 정치분석가들의 통설이다.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해말 위기상황에까지 몰린 저조한 인기도에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마당이라 이같은 외교성공은 내년도 선거에서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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