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있는요리>1.감자 고로케-주부 최종단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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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곧 갈게』라는 남편전화에 맛있는 반찬만들어두고 퇴근할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사랑스럽게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엄마.
주부 최종단(崔鍾旦.31.서울도봉구창동 상아아파트)씨의 작은보금자리엔 스위트홈의 달콤한 향내가 배어나는 듯하다.
『친정어머니께는 좀 죄송한 말씀이지만 직장생활하는 엄마가 너무 싫었거든요.전 결혼하면 집에서 살림하며 가족을 위해 살거라고 다짐을 하곤 했어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4년간 연애하던남편과 금방 결혼에 골인했고 예솔(7).예린(4) 두 딸을 키우며 살림하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살았다.마요네즈도 직접 만들어 먹고 진간장에 사과.레몬등을 넣고 달인 특별 조미간장도 만들어 주위로부터「야무진 주부」라는 호평도 들었다.딸들이자라면 보여줄 것이라며 간단한 반찬 만드는 요령을 적은 「요리일지」를 만드는 현대판 현모(賢母)의 모범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에 와서 보름이 멀다하고 만드는 감자 고로케는 어렸을적엔 미처 몰랐던 친정어머니의 사랑을 새삼 깨닫게하는 음식이다. 교사였던 친정 어머니는 바쁜 생활 중에도 틈틈이 요리를배워와 만들어주곤했다.마음만큼 못다 베푼 사랑을 메우기라도 하듯 崔씨와 남동생이 맛있다고만 하면 1주일이고 열흘이고 계속 만들어주었다.崔씨가 중3때 처음 맛본 감자 고로케도 그런 음식중의 하나.당시로선 귀한 간식거리였지만 1주일을 내리 한바구니씩 만들어주는데는 아예 기가 질려버렸다고.
두딸의 간식거리를 찾다 감자고로케를 떠올렸다는 그는 감자를 삶아 으깨고 야채를 다지며 빵가루를 묻혀 튀겨내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며 바빠서 종종 걸음을 쳤을 친정어머니의 사랑과 삶을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놓는다.
야채와 감자.고기 등 이 어우러진 감자 고로케는 균형잡힌 영양식일뿐 아니라 고소한 맛까지 합쳐 딱 떨어지는 간식거리.
고로케에 피자치즈도 넣어보고 카레가루로 색다른 맛도 내보는 게 친정엄마와는 다른 점이라고 웃음짓는 그는 최근 짬짬이 백화점 모니터 등을 하며 어머니의 삶의 궤적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다. 〈문경란 기자〉 ▲재료=감자6백,쇠고기 다진것 60(쇠고기 밑간용으로 소금.후추 각 3분의1 작은술,청주 2분의1 작은술),피망 2분의1,양파 2분의1개,당근 4분의1개,양송이 5개,피자치즈 50,소금 1 작은술,후추 3분의1 작은술,달걀2개, 빵가루,밀가루,튀김기름 ▲조리법=①쇠고기는 밑간을 해 30분쯤 재웠다 팬에서 볶는다②피망.당근은 다지고 양송이는 잘게 썰어 살짝 데친뒤 물기를 꼭 짜둔다③양파는 잘게 다져 살짝볶는다.모든 재료는 가능한한 물기를 제거해둔다④감자는 껍질째 쪄서 삶은뒤 껍 질을 벗기고 으깬다(감자를 잘 으깨야 튀길때 터지지 않는다)⑤피자치즈를 커터기로 갈아둔다⑥으깬 감자에 ①②③을 넣고 피자치즈도 넣어 치댄다⑦소금과 후추로 으깬 감자에 간을 한다⑧동그란 모양으로 빚어 밀가루.달걀.빵가루 순으로 묻힌뒤 섭씨 1백70도 정도의 기름에서 2분정도 튀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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