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자랑>영화배우 장미희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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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데뷔한지 20년,여전히 현역 톱스타로 대접받는 여배우 장미희(張美姬.38)씨의 옷입기는 고급스러우면서도 화려하지 않은 멋을 풍긴다.
지난 9월 7년째 강의를 하고있는 명지대 사회교육원 연극영화과 주임교수로 임명된 것도 張씨의 「절제된 멋내기」에 좋은 구실이 되는 셈.
맡은 강의시간에만 학교에 나가던 전과 달리 행정업무까지 담당하면서 9시출근,6시퇴근의 규칙적 일상에 매인 요즘은 선이 단순한 투피스나 바지정장차림이 보통이다.
하지만 영화배우로 참석하는 행사장이나 음악회같은 저녁약속에는이브닝 드레스나 원피스차림을 즐긴다.張씨는『낮과 밤의 옷이 다르다』는 말로 시간과 장소에 맞는 옷입기를 중시하는 자신의 철학을 표현했다.
『브랜드로 말한다면 조르지오 아르마니와 샤넬이죠.아르마니는 평범하고 단순하면서도 품위를 잃지않는 스타일이에요.가끔 장난기도 풍겨나고요.반면에 샤넬은 고전적이면서도 우아한 여성미를 한껏 풍깁니다.낮시간에 입는 옷은 아르마니 풍을 좋 아하지만 「차려입었다」싶은 분위기를 낼 때는 샤넬을 입죠.』 멋내기에서 통일성을 중요시하는 張씨는 한 브랜드의 옷을 입을 때는 액세서리.구두.가방까지 같은 브랜드로 통일하는 편.색상은 원색을 피하고 중간색을 선호하지만 한복만큼은 예외다.
張씨는『명주에 천연염료로 물을 들인 한복만큼은 어떤 원색이라도 진중한 멋을 풍긴다』며『2년에 한번씩은 새 한복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국내디자이너는 한복은 이리자씨,양장은 김영주.박윤정씨. 다들 여성미가 물씬 풍기는 의상인데 張씨는『잔손질에까지 한껏 공들이는 점이 나와 맞는다』고 덧붙인다.김영주씨는 張씨가지난 91년 영화『사의 찬미』에서 윤심덕 역을 맡았을 때 20년대 일류멋쟁이의 의상 35벌을 만들어준 인연도 있 다.
새옷구입은 국내디자이너들의 쇼가 있을 때나 외국나가는 길에 많이 하지만 비슷한 스타일을 고집하다보니 최고 15년된 블라우스도 가끔 꺼내 입는단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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