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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시 ‘서재필의 날’ 선포 … 동상 제막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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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독립운동가 서재필 박사의 동상 제막식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국 총영사관 앞에서 열렸다. [워싱턴=연합뉴스]

독립운동가이면서 한국인 최초의 미국 시민권자인 서재필 박사의 동상이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 세워졌다. 미국 내 첫 한인 동상이다.

워싱턴 한국 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동상 제막식에는 서동성(변호사·로스앤젤레스 거주)씨 등 유가족과 이태식 주미 대사, 한인 동포들과 워싱턴 시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대리석 받침 위에 2m 높이로 세워진 동상은 조각가 이재길씨의 작품이다. 동상 건립기금으로 국제교류재단이 6만 달러(약 6000만원), 동포들이 4만 달러를 내놓았다. 워싱턴 시 당국은 6일을 ‘서재필의 날’로 선포했다.

이 대사는 축사를 통해 “서 박사 동상은 동아시아 출신 인물로는 처음 워싱턴에 설치된 것”이라며 “시 당국이 그의 날을 선포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국대사관은 지난해 초부터 한국인 동상 건립을 추진했다. 첫 대상자로 서 박사가 선택됐다. 독립신문 발간 등 조국의 독립에 기여한 공이 큰 데다 미국과 인연도 깊은 인물이란 판단에 따른 것이다. 서 박사는 26세 때이던 1890년 필립 제이슨이란 이름으로 한인으로서는 처음 미국시민권을 받았다. 2년 뒤에는 미국 의사자격증을 취득해 징병검사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전남 보성에서 태어난 서 박사는 20세 때인 1884년 김옥균·박영효 등과 함께 갑신정변을 주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듬해 일본을 거쳐 미국에 망명했다. 10년 만인 1895년 귀국해 자주·민권운동을 전개하다 일본의 탄압이 거세지자 3년 뒤 미국으로 돌아갔다. 1951년 87세의 나이로 필라델피아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그의 유해는 94년 한국으로 봉환돼 국립묘지에 안장됐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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