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손맛" 手打자장 다시 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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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역시 기계맛보다 손맛」.
한때를 풍미했던 정통 중국식 수타(手打)자장면집이 최근 다시등장하고 있다.서울 세종로의 중국관,해태백화점(명일동)의 옛날짜장집 등에 이어 최근 분당신도시 야탑역 근처 관보스포츠센터 지하에도 중국식 수타 자장면집인 「중국성」이 등 장했다.
중국식 수타자장이란 밀가루 반죽을 양손으로 늘려 두겹으로 하고 다시 네겹으로,여덟겹으로 늘려가며 면발을 만들어 내는 방식.이 과정에서 면발을 수시로 바닥에 두들겨가며 잽싸게 손을 놀리는 모습은 작은 볼거리기도 하고 상당한 기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과거 화교들이 차린 중국집들은 모두 이 방식으로 자장.우동 등의 면발을 뽑았으나 70년대들어 면뽑는 기계의 등장으로 차츰사라져갔고, 80년을 전후해 화교들이 대거 우리나라를 떠남으로써 국내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 됐다.
분당의 중국성에서 면을 뽑는 주방장 장홍규(張弘圭.34)씨는국민학생이던 73년부터 중국인 밑에서 스파르타식으로 면 뽑는 방법을 배워온 기술자다.
기계식 면은 밀가루 반죽에 소다를 많이 넣고 압착한 후 뽑아내는 반면 수타자장면은 손으로 면을 만들기 때문에 면발이 쫄깃쫄깃하면서도 소화가 훨씬 잘된다는 것.
수타기술은 힘이 많이 들고 배우기 쉽지 않은 기술이어서 보편화되기는 어렵겠지만 미식가의 기호와 장년층의 향수에 힘입어 수타자장집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李京宣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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