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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e칼럼

'新 맹모삼천지교' 학원 선택 어떻게 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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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되면 서대문, 종로, 은평, 마포지역 중학생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소위 ‘기업형 학원’이라 불리는 종합학원에서 예비 중학생인 6학년을 대상으로 한 등록 시험이 예약접수를 통해 실시된다. 매 번 수 천 명의 학생들이 이 시험에 응시하며 시험 후 1차 시험 전체 석차와 현점수로 등록 가능한 등급별 Class를 통지하고 등록한 학생을 대상으로 ‘서열화된 Class별 9주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커리큘럼 운영 후 또 다시 2차 시험을 통해 Class 재편성작업을 하고 중학 커리큘럼을 시작한다. 이 때부터 성적이 우수한 학생과 9주 동안 맡아 가르치는 동안 성적이 크게 올랐던 학원 스타일에 맞는 학생들을 일부 선별하여 특목고 진학을 위한 집중 관리를 시작한다. 기업형 학원의 대부분이 이러한 ‘걸러 내기식’ 커리큘럼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능시험 후 수 많은 재수학원 전단지에 시달렸던 풍토는 사라진지 오래다. 요즘은 10월 초가 되면 예비중학생 대상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학원 광고 전단지들이 묵직하게 신문 사이에 끼워져 온다. ‘특수목적고와 자립형 사립고 진학 = 명문대 직행’ 이라는 공식이 학생들의 입시교육 입성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교육의 효율성면에서도 가정에서 학교 공부에만 충실한 학생이 학원의 철저한 내신 관리와 전략적 입시 교육 커리큘럼에 맞추어 선행하고 있는 학생들을 제치고 특수목적고에 입학하는 것이 쉽지 않은 구조적인 이유로 요즘 사설 입시 학원들은 ‘필요악’이 되었다. 이에 맹모삼천지교 [孟母三遷之敎]를 미덕으로 생각하는 우리네 부모들은 명문 종합학원의 Top Class가 자녀 교육 성공의 지름길이라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학원 Top Class에 들어가는 것만이 특목고를 보내는 올바른 방법일까?
단지 특목고에 입학만이 인정받는 자녀 교육 방법일까?
기업적으로 키워낸 학생이 과연 올바른 교육을 받았다고 할 수 있을까?

이에 필자가 옆에서 지켜본 특수목적고를 보낸 학원교육에 열성적으로 의존했던 학부모와 학원교육을 다른 시각으로 접근했던 교사의 교육방법을 논하여 보려한다.

[학원교육의 비중이 높은 학부모A] 가정학습지→전문학원→과외→종합학원→종합학원
학부모A는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입학을 대비해 계산력 향상을 위한 수학과 조기 영어 교육의 첫걸음인 모 학습지를 필두로 영국과 캐나다 문화원 교육을 병행시킨다. 리스닝이 되기 시작하고 재미를 느낄 때 쯤 외국인 강사가 있는 서열화 된 전문어학원에 보낸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될 때 쯤 예비중학교 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하여 등록을 희망하는 특수목적고에 진학률이 높았던 학원의 Top Class 시험 정보를 미리 입수하여 학원 입시 준비에 들어간다.

첫 단계로 영어와 수학교과의 기초를 다지기 위하여 좋은 교과별 전문학원을 알아보고 Level Test를 받으러 다닌다. 이 과정에서 높은 Level의 반에 들어가기 위해 전문학원 입학을 위한 과외를 병행하기도 한다. 전문학원을 다니면서도 Level이 올라가지 못하면 좌불안석이 되어 다른 학원으로 옮기기를 반복하고 더불어 더 좋은 시설과 교수법을 가진 학원 정보를 입수하면 바로 학원을 옮기는 일명 ‘학원 갈아타기’를 한다. 중학교 입학 전 어학연수 1년은 필수다. 영어는 어렸을 때부터 바탕을 닦아 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아이를 외국에 혼자 보내는 과감한 투자까지 강행한다.

예비 중학생 시험을 보기 2달 전 쯤 선행학습을 위한 전문학원 과정은 끝내고 영어 문법과 선행 과외로 전환한다. 종합학원의 특수목적고반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대비하는 것이다. 특수목적고반에 들어간 이후에는 종합학원의 커리큘럼에 전적으로 의지한다. 상급학교 진학 후에도 과외와 선행 학습을 위한 학원 교육의 끈을 놓지 못하고 학업 성취를 위한 사교육에만 촉각을 곤두세운다.

이상 전자 학부모의 교육방법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학원교육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았던 후자의 교육방법은 어떠하였을까?

[학원교육의 비중이 낮은 B교사] 독서교육→가정학습→종합학원→가정학습 순
자녀 교육에는 고정된 방법이 없다. 똑같은 교육 방법을 적용하더라도 객체가 아닌 주체인 인간은 각자의 성향과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에 개인의 특성을 파악해가는 시행착오를 거쳐 자녀의 성격과 특성에 맞는 교육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올바른 자녀교육이다.

교사들은 학원교육이 꼭 필요한건 아니라는 데에 동의하지만 실상 교사의 자식들도 지금 학원에 다니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다를까?

이제부터 훌륭한 교사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자기 자식을 학원에 보내며, 학원 선택은 어떻게 하는지, 학원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자식의 방과 후 시간을 어떻게 보내게 하는지를 한 선생님의 교육방법②-부모가 먼저 학원 보내지 마라를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 다음 칼럼에 계속됩니다.

김범준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