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 덕수고 첫 우승하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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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덕수고 선수들이 홈 슬라이딩으로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덕수고는 3일 결승전에서 경기고를 1-0으로 꺾고 창단 28년 만에 처음 대통령배를 품에 안는 기쁨을 누렸다. [사진=임현동 기자]

성영훈

덕수고가 제42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패권을 차지했다.

덕수고는 3일 서울 목동구장서 열린 결승전에서 경기고를 1-0으로 누르고 창단 28년 만에 처음으로 대통령배 우승을 안았다. 덕수고는 2004년 이 대회 결승전에서 인천고에 2-4로 져 준우승을 거둔 뒤 4년 만의 정상 도전에서 대회 첫 우승 영예를 맛봤다. 한편 경기고는 2000년 준우승 이후 8년 만의 재도전에 나섰으나 이번에도 쓴맛을 봤다.

덕수고와 경기고의 맞대결은 양팀 에이스 성영훈(덕수고)과 오지환(경기고)의 어깨에서 판가름났다. 각각 두산·LG와 입단 계약을 체결한 초고교급 투수들이다.

둘은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며 한치 물러섬이 없었다. 성영훈은 6과3분의1이닝 동안 7피안타·6탈삼진·무실점을, 오지환은 4와3분의2이닝을 2피안타·2탈삼진·무실점으로 막으며 나란히 이름값을 했지만 승부의 세계는 이들을 승자와 패자로 갈랐다.

덕수고는 손정욱을, 경기고는 노민호를 각각 선발로 내세우며 에이스에게 힘을 비축할 시간을 벌어주려 했다. 먼저 승부수를 던진 측은 덕수고. 1-0으로 앞선 3회 2사 1, 3루 실점 위기가 오자 지체없이 성영훈을 마운드에 올렸고, 성영훈은 3루 주자 오지환을 협살로 잡아내며 급한 불을 껐다. 1루 주자의 2루 도루 시 홈을 노린 오지환을 잡아낸 성영훈의 커트플레이가 빛났다.

성영훈은 연투에 따른 피로 탓인 듯 4회부터 8회까지 7개의 안타를 맞으며 매회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실점 위기 때마다 삼진으로 벗어나며 빼어난 경기운영 능력도 보여줬다. 경기고로서는 2회 2사 만루 위기에서 투수를 교체하지 않아 밀어내기 볼넷으로 결승점을 내준 게 아쉬웠다.

성영훈은 우승의 감격과 함께 이번 대회 다섯 경기에서 3승, 24와3분의2이닝 무실점, 13피안타·29탈삼진, 평균자책점 0.00의 괴물투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기쁨까지 누렸다.

글=김민상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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