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옛 청사 처분 난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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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광주시 상무신도심에 문을 연 새 시청사의 종합민원실에서 주민들이 일을 보고 있다. [양광삼 기자]

광주시가 22일부터 상무신도심 새 청사에서 업무를 봄에 따라 비게 된 동구 계림동 옛 1청사와 서구 화정동 옛 2청사의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다.

두 청사는 당초 금호.현대.삼능.남광.보성건설 등 새 청사를 시공한 9개 건설회사들이 공사비의 일부를 대신해 가져 가기로 했다.

시와 건설회사들은 1997년 새 청사 건설 협약 때 1청사(부지 3586평)는 감정평가액 200억원, 2청사(2018평)는 공시지가와 과세표준액을 기준으로 160억원으로 산정했다. 그리고 신청사 건립비 1069억원 중 360억원은 1.2청사로 대물변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신청사 준공 한 달 전에 2개 감정평가기관에 맡겨 1.2청사를 다시 감정평가해 대물변제금 360억원과의 차액을 시가 보전하기로 계약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감정평가를 실시한 결과 1청사 170억원, 2청사 127억원 등 모두 297억원으로 나왔다.

시는 건설회사들에게 현금 63억원(대물변제금 360억원과 감정평가액 297억원의 차액)과 1.2청사 부지.건물을 인수하도록 요구했다.

그러나 건설회사들은 감정평가액이 턱없이 높다며 1.2청사 인수를 거부하고 있다.

금호건설 등은 "97년과 2003년 공시지가와 1.2청사 반경 500m 이내의 땅값 등을 종합해 볼 때 두 청사의 부지.건축물 값이 총 150억원에 불과하다"며 "시가 현금 63억원에 최소한 100억원은 더 얹어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시가 1.2청사로 대물변제하지 않고 360억원 전액을 현금으로 준다면 이 가운데 50억원을 지역발전기금으로 기탁하겠다"고 밝혔다.

이들 회사는 협약 중 '신청사 이전 완료 후 1.2청사를 인도하되 시기는 상호 협의한다'는 대목을 내세우며 청사 인수를 계속 외면하고 있다.

오병문 광주시 관재계장은 "건설회사들이 1.2청사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해 애먹는 것은 이해하지만 양자 합의에 따라 선정한 감정평가기관의 평가액을 무시하는 것은 억지다"고 밝혔다.

시는 22일부터 1.2청사의 시설 관리와 경비를 용역업체에 맡겼다.

구두훈 기자 <dhkoo@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yks23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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