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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팀 이름 바뀌었어도 … 우리, 능숙한 사자 사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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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구단이 됐지만 현대는 유독 삼성에 강했다. 그룹 고위층에서 “삼성에 지면 안 된다”고 독려를 한 까닭도 있지만 현대 선수들은 삼성만 만나면 자신감이 넘쳤다. 모기업의 지원을 받지 못해 야구기금으로 근근이 연명했던 지난해에도 삼성을 상대로 11승 7패의 우위를 자랑했다.

올 시즌 우여곡절 끝에 우리로 팀 명칭이 바뀌었지만 삼성에 대한 선수들의 자신감은 여전했다. 우리가 1일 대구 경기에서 삼성을 2-0으로 누르고 2연승을 달렸다. 지난달 초 시즌 첫 대구 원정에 이어 이번에도 3연전을 2승1패로 마감한 우리는 상대 전적에서 4승2패로 앞서 나갔다.

‘사자 사냥’에 능숙한 선수들의 플레이는 좌완 선발 마일영에게서 시작됐다. 전날까지 시즌 3연패 중이던 그였지만 에이스급 피칭을 선보였다. 선발 6이닝을 3피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막았다. 직구 스피드는 최고 142㎞에 그쳤지만 뱀같이 꿈틀거리는 볼끝(투심 패스트볼)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제구력이 잡히지 않은 1회 볼넷과 몸에 맞는 볼로 2사 1, 2루의 위기를 자초했지만 양준혁을 삼진으로 낚아내며 고비를 넘겼다. 5회 2사 1, 3루에서는 1루 주자 박한이의 도루 감행 때 포수의 송구를 커트해 리드 폭이 길었던 3루 주자 손지환을 잡아내는 센스도 보였다.

우리 타자들도 집중력에서 삼성보다 한 수 위였다. 5회 상대 수비 실책으로 출루한 선두 강정호가 보내기 번트와 외야 플라이로 3루까지 진루한 뒤 유재신의 3루수 내야 안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안타 1개로 득점에 성공한 셈.

우리는 6회 이숭용-브룸바-송지만의 연속 3안타로 1점을 추가했다. 불안했던 불펜도 안정을 찾았다. 7회 무사 1루에서 등판한 송신영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9회 나온 전준호는 이틀 연속 세이브를 따냈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KIA에 이틀 연속 짜릿한 역전극을 펼쳤다. KIA 선발 이대진의 호투에 밀려 고전하던 두산은 0-1로 뒤진 6회 홍성흔의 2루타와 채상병의 내야 땅볼로 2점을 뽑으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3-1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는 채상병의 3루타와 이종욱의 중전 안타로 2점을 더 달아났다. 이날 1군에 복귀한 안경현은 6회부터 대타로 나와 볼넷 2개(고의4구 1개)를 기록했다. 

올 시즌 7번째 매진을 기록한 부산 사직경기에서는 롯데가 경기 후반 활발히 터진 방망이를 앞세워 LG에 뒤집기 승리를 거뒀다. 4번 이대호는 3-3 동점이던 7회 만루 찬스에서 2타점 역전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3타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정회훈 기자, 대구=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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