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컨벤션센터 명칭 놓고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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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오는 9월 개관예정인 광주광역시 지방공사 전시컨벤션센터의 명칭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광주시가 이 지역 출신인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리고 각종 전시.박람회 유치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취지로 '김대중 컨벤션센터'로 개명을 추진하고 나선 것.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특정 지역 건물에 붙일 경우 정치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고 행정에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는 등 이유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광주전시컨벤션센터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개명 여부에 대한 의견을 듣고 이르면 이달 안에 김대중 컨벤션센터로 개명하기로 했다.

당초 박광태 광주시장이 명칭 변경의 필요성을 주변인사들에게 제기한 이후 광주 전시컨벤션센터 측이 공론화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광주 전시컨벤션센터에 예산지원 등 많은 관심을 가졌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이름을 전시컨벤션센터에 붙일 경우 브랜드 가치는 물론 마케팅 차원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 측과 전시컨벤션센터의 이름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광주시의회 상당수 의원들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세계적 지도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위상을 감안할 때 광주시에 있는 건물에 사용하기에는 적절치 않고 대신 케네디 공항이나 드골 공항처럼 무안공항을 김대중 공항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을 고려해 복고정서에 편승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광주 전시컨벤션센터는 국비 434억원, 시비 561억원 등 995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광주시 서구 치평동 1만6000평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 연건평 1만2000평 규모로 2003년 11월 착공해 오는 7월 완공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지방공사 광주 전시컨벤션센터(GEXCO)로 법인 설립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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