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인코너>현대그룹 신임 종합기획실장 박세용사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종합기획실장 임명을 신당창당과 연계해 해석하는 것은 결코 옳지 않다.세계화의 추이에 맞춰 해외사업을 활발히 추진하라는 의미다.』 현대그룹 종기실장(기조실장)에 선임된 박세용(朴世勇.55)사장은 자신의 자리이동이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의 정치재참여 신호로 해석되자 몹시 난처해한다.
그가 鄭명예회장의 정치참여설과 맞물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鄭명예회장과의 깊은 인연에 기인한다.
朴사장은 67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뒤 줄곧 해외공사 수주업무를 맡아 왔다.그것도 鄭명예회장과 한 팀이 되어 큰 공사수주에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70년대 후반 현대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던 10억달러 규모의주베일산업항 공사수주 때도 마찬가지였다.
朴사장이 치른 두 차례의 옥고는 鄭명예회장과의 정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었다.鄭명예회장과 현대를 위한 희생이었기 때문이다.
朴사장은 80년 공사 리베이트와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년간 옥고를 치렀다.또 92년 국민당 사무총장특보 시절 현대상선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구속되기도 했다.朴사장은 종기실장뿐만아니라 현대종합상사와 현대상선 등 두 회사의 사 장을 겸하고 있다.중요한 자리를 한꺼번에 세 개나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인연에 기반을 둔 높은 신임을 말해 준다.
그는 그룹에서 내로라하는 해외통이다.종기실장 임명이 해외투자강화 포석이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그는 81년 건설을 떠나 해외수주에서 손을 뗀 뒤에도 현대종합상사에서 상무.전무.부사장을거쳐 91년부터 상사사장을 맡아 왔다.회사생활을 줄곧 해외업무만 한 셈이다.
종기실장은 鄭명예회장,정세영(鄭世永)그룹회장,몽구(夢九).몽헌(夢憲)회장을 비롯한 2세회장 등의 뜻을 잘 헤아려야 하는 자리.향후 그의 행보가 재계의 관심을 끄는 이유중의 하나도 이때문이다.오산고.연세대상대 출신으로 상당한 수준 의 성악실력도갖고 있다.
〈趙鏞鉉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