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방 국내 공동화현상 가속-인력난에 수요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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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면방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올 들어 업종을 전환하거나 문을 닫는 면방업체들이 속출하고 있다.
또 대형 면방업체들은 설비의 해외이전을 더욱 강화해 올 국내면방시설 감축량이 예년의 2배 수준인 40만추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등 면방공동화(空洞化)현상이 가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지난 91년 최고 3백69만추에서 연평균 20만추씩 감소를 거듭해 온 국내 면방시설은 올 8월말 현재 2백80만추로 떨어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상장회사이자 중견 면방업체였던 한일방직이 올 4월 염색 및 직물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또 올 4월 이후 최근까지 최소한 10여개의 중소 면방업체들이 면방업을 포기하고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광주의 유화섬유는 6월말 자진해 노후설비를 폐기하고 문을 닫았고 전남 나주의 유성방직과 전남 광주시 인근 우일방적은 면방업을 그만두고 직물업 등으로 업종을 바꿨다.
인력난과 수요감소로 어려움이 큰데다 작년말부터 국제원면가격 급등마저 겹쳐 국내 면방업계 평균가동률이 7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설비 해외이전을 추진해 온 대농.충남방적.갑을방적등 대형 면방업체들이 올 들어서도 중국.러시아.스리랑카 등 원면생산지로의 설비이전 고삐를 늦추지 않아 국내 면방설비 공동화가 가속되고 있다.
대농은 지난해 2만추의 면방설비를 중국 칭다오(靑島)공장으로옮긴 이래 97년말까지 10만추를 추가로 중국.인도 등에 이전키로 했다.
이에 따라 80년대초 최고 38만5천추까지 이르렀던 이 회사의 국내 면방설비는 97년말이 되면 절반 정도인 약 20만추로줄어들 전망이다.
충남방적은 인도의 바로다와 베트남 호치민에 최근 면방공장을 준공하고 국내설비를 이전한 데 이어 베트남 동나이省에도 제3의해외공장을 세워 충북예산 및 충남 대전공장 면방설비를 조만간 옮기기로 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최근의 감소추세가 이어질 경우 2000년께 국내 면방설비는 현재의 절반 정도로 줄어 한국은 80년대 면방생산 세계 10위권에서 면방제품 수입국으로 전락할것』이라고 분석했다.
〈林峯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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