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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배와 작은 배’틈새 공략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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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SNC조선해양의 권기대(60·사진) 사장은 전남 광양시에 조선소를 만드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33만㎡ 규모의 이 조선소는 30일 광양시 명당지구 국가산업단지 내에 착공한다. 사업비는 2500억원. STX조선를 비롯해 조선업계에서 30년간 일한 그는 지난해 6월 설립된 이 회사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SNC조선해양은 첫 삽도 뜨기 전에 벌크선 8척을 그리스 선주사로부터 선주문을 받았다. 한 척당 평균 3800만 달러에 달한다. 이 회사는 2011년 10월 첫 배를 만들어 인도할 계획이다. 권 사장은 “이를 시작으로 2015년에는 매출 95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며 “2만5000~8만t급 중형 선박을 주력으로 내세워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SNC조선은 투자비 절감을 위해 플로팅 도크를 건설할 계획이다. 육상에서 건조한 배를 바다에 띄운 뒤 선박 내 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권 사장은 “우리 회사의 장점은 국가산업단지 내에 있어서 교통·전력·용수 등 조선소 운영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는 것”이라며 “특히 부산에서 한 시간 안팎 거리에 위치해 물류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조만간 우리나라의 조선업체들을 위협할 것이라는 일부 시각에 대해 “아직까지 우리 수준을 따라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외에도 한국 조선업체들이 납기일을 철저히 지키는 등 국제적 신뢰도를 쌓았기 때문에 유럽 선주사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내 조선업계가 과잉투자하고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그는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 자유화 바람을 타고 세계 물동량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며 환경규제 강화로 인해 구형 선박들의 교체수요도 늘고 있어 호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사장은 전문인력 수급이 가장 큰 애로 사항이라고 했다. 그는 “인근 순천폴리텍대학 등과 협력해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SNC 조선소로 인한 고용효과가 3000명에 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광양시는 현재 시 소유 건물을 이 회사의 임시사무실로 무료 임대해 주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광양시는 이외에도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협의해 지역 기업에 후판 등 원자재를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권 사장은 전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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