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술 정보수집에 비중-안기부 보안지원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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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안기부가 최근 기업들을 대상으로하는 보안지도를 실시하고 산업보안 강연을 여는등 산업기술보안에 대한 지원활동을 크게 강화하고있다. 우리 안기부뿐만 아니라 최근 미국의 중앙정보국(CIA)등 외국의 정보기관들도 최근들어 상대국의 산업기술및 무역 관련 정보수집 비중을 크게 높이고 있는 추세다.
15일 안기부에 따르면 우리기업들도 산업스파이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91년 10월 김포에 있는 주물제조업체인 대호단조는 스티븐이라는 태국인을 6개월간 단기취업자격 기능공으로 고용했다.그는 오전6시면 회사에 출 근해 작업장을 청소하는등 성실함을 보여 사장의 깊은 신임을 얻었다.
92년 1월 회식자리에서 스티븐이 이 회사 사장에게 넌지시 이 회사의 핵심 기술인 고압가스 단조밸브 접착방법에 대해 질문하자 금속공학과 출신의 기술자인 사장은 술김에 자랑삼아 핵심기술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 주었다.알고보니 그는 태 국의 금속공장 사장 아들로 핵심기술을 얻기위해 위장취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관계당국이 전했다.
미국의 전자통신기기 업체인 벡텔社는 국제입찰에서 외국의 경쟁업체에 근소한 입찰가격 차이로 탈락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자 내부조사를 벌였다.조사결과 상대국 첩보기관들이 국제전화와 팩시밀리를 중도에서 가로채 입찰예정가격이 흘러나간다는 사실을 적발해 냈다.
그러나 민간기업에 대한 안기부의 이같은 지원활동에대해 기업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안기부가 민간기업의 산업보안 지원활동에 발벗고 나선 것에 대해 초보적이긴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른 변신의 노력이란 평가가 있다.군림하는 자세에서 벗어나 자신들이 가진 노하우를 서비스하겠다는 자세에 대한 평가다.그러나 노하우의 성격에 대해서는 정부가 가진 정보와 기업의 기술과 정보가 성격이 다른 점을 들어 큰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새 미디어의 출현등으로 정보유출의 통로는 날로 다양화되고 있으나 이를 지키기위한 안기부의 전문인력은 크게 부족한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대기업의 한 관계자는 『안기부가 제공하는 보안관련 노하우가 지나치게 통제위주여서 기업현실에 맞지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鄭在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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