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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나눔공동체] 다문화 가정에 ‘멋진 나들이’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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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하나~ 둘, 하나~ 둘.” “엄마~, 빨리 빨리.”

20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목리 도드람산 아래 SK텔레콤연수원 잔디구장. 한국으로 시집 온 태국·베트남·중국·필리핀·우즈베키스탄 등 7개국 출신 여성들이 남편·자녀들과 함께 명랑 운동회를 가졌다. 운동회에는 모두 13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는 SK텔레콤 자원봉사팀인 미래나눔회가 이천과 여주 지역 다문화 가정을 위해 마련했다. 운동회에 참가한 가족들은 다리 묶고 달리기에 이어 릴레이 대형 줄넘기, 마을 대항 달리기 등을 했다. 뛰다가 넘어지고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해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다문화 가족들은 오전 운동회에 이어 오후에는 수영장에서 보물찾기, 수영대회에 참가했다. 바다를 많이 끼고 있는 나라라 물에 익숙한 듯 필리핀이나 태국에서 시집 온 여성들은 평소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상위권을 독차지했다. 수영장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는 가족들은 노래방·놀이방을 찾거나 영화를 감상했다.


조 다왈(31·태국 출신)은 “네 살 짜리 아들과 함께 참가했는 데 너무 재미있고 다른 나라에서 온 이웃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에는 농사일로 바쁜 남편도 꼭 데리고 오겠다”고 덧붙였다.

두 자녀를 두고 있다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아지모바 질롤라(36)는 “오랜만에 남편·딸과 함께 운동도 하고 영화도 볼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윤원 미래나눔회 코디네이터는 “나들이가 쉽지 않은 결혼 이민자 가족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가족 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명랑 운동회를 개최하게 됐다”며 “앞으로는 운동회를 정기적으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나눔회는 1998년 이천시 마장면 봉사단과 연계해 처음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래 매주 한 차례 독거노인이나 지체 장애우 수용시설을 방문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활동 실적으로 2006년 ‘경기도 도지사상’에 이어 2007년에는 ‘이천시장상’을 받았다.

이날 운동회의 진행은 SK텔레콤이 운영하는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서니)’가 맡았다. SK텔레콤 측은 “서니는 2003년 만들어진 국내 최초의 고객 자원봉사단”이라며 “현재 약 5만 명의 온라인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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