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넘기는 JP칩거-정기국회 개회식에도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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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김종필(金鍾泌)자민련총재가 11일 정기국회 개회식에 불참했다.金총재는 이날 당사에도 나오지 않았다.지난 4일부터 시작된 그의 청구동 자택칩거는 벌써 1주일을 넘기고 있다.
당초 金총재는 14대 마지막 정기국회인만큼 이날 개회식에는 반드시 참가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었다.때문에 이날 그의 불참은 모종의 심상치않은 조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건강악화설과 심기불편설등이 계속 꼬리에 꼬리를물고있다.
주변에 따르면 현재 金총재의 몸상태가 그다지 좋지않은 것만은틀림없는 것같다.한 측근은 『총재가 일요일인 지난 3일 무리하게 운동하다 어깨에 심한 담이 결렸다 』며 『지방선거 이후 누적된 피로와 겹쳐 예상보다 회복이 더뎌지고 있다』고 밝혔다.이날 아침 金총재를 만난 조부영(趙富英)사무총장도 『오른쪽 어깨부분에 통증이 가시지 않은 상태』라며 『3~4일 정도 더 휴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그 러나 趙총장은 『오늘부터 식사를 정상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해 역설적으로 그동안 金총재가 식사도 제대로 못했음을 드러냈다.
이날 자민련은 金총재의 건강에 대한 당 안팎의 의혹이 증폭되자 이례적으로 「총재 근황」이란 제목의 공식논평까지 발표했다.
안성열(安聖悅)대변인은 이 논평에서 『총재가 신경통으로 고생중』이라며 『당직자들은 입원할 것을 권했으나 총재는 「통증이 가벼우니 그냥 집에서 쉬겠다」고 했다』고 밝혔다.사정이 이렇게되자 당 일각에선 70년대 공화당시절 金총재가 목디스크로 6개월간 치료받았던 기억을 떠올리는 인사도 있다.이번 칩거가 이것때문이라면 예상보다 장기화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반면 金총재의 칩거가 이런 건강상 이유 외에 심기 불편 때문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이는 최근들어 외부 영입작업등과 관련해 金총재의 지도노선에 이의를 제기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고 지방선거때 일사불란했던 체제가 흔들리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해석이다.
어쨌든 金총재의 칩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지금 자민련의 기류는 착 가라앉아 있다.일부는 건강악화설과 관련해 세대교체론이거론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한 당직자는 『내년 총선에서 세대교체론을 들고나올 세력들에게 이번 일로 빌미 를 잡힐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심기불편설에 대해서도 당내에선 당세 확장에 영향을 미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당장 자민련은 이날로 충청권출신 현역의원 영입시한이 만료됐지만 이미 입당한 김범명(金範明)의원 외엔 이렇다할 소득이 없다.병때문이든 마음 때문이든 金총 재의 칩거는자민련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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