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한 어업협정 보고 독도문제 관심가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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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동남쪽 뱃길 따라 200리 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 ♪♬~”

인터뷰 약속을 위해 그의 휴대전화 번호를 누르자 낯익은 노래가 들려왔다. ‘독도는 우리땅’. 그렇지. ‘독도 이장님’의 휴대전화 컬러링이 어찌 다른 노래가 될 수 있을쏘냐! “21세기가 오기 전에 호적을 독도로 옮겨야겠다”며 지난 1999년 12월 30일 부모님과 부인, 그리고 두 아들까지, 3대 가족 5명과 함께 독도리 산30번지로 본적을 옮겼던 그다.

지난달 29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치뤄진 독도리 이장 선거에서 초대 이장으로 선출된 최재익(49)씨. 덕수궁 옆 서울특별시의회 별관에서 지난 15일 그를 만났다. 경인매일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2002년 서울특별시의회 의원(한나라당)에 당선된 최씨는 대한민국 독도향우회 회장, 독도수호전국연대 대표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 명예직인가요?

“실정법 상 이장은 읍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습니다만, 이 경우엔 예외가 인정될 수 있다고 봅니다. 행정자치부와 상급자치단체장인 경북도지사, 울릉군수와 읍장 등에게 지난 11일 정식 이장 인준 요청서를 보내놨어요.(독도의 행정구역상 지명은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도동리’라는 명칭에서 지난 2000년 4월 7일 ‘독도리’로 바뀌었다.) ”

-어떤 의미가 있죠?

“국제영유권 분쟁에서 국제사법재판소가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은 ‘실효적 지배’입니다. 분쟁지역에 대해 당사국의 행정력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행사돼 왔냐는 겁니다. 그런데 독도리라는 행정명칭까지 있는 마당에 기초단위 행정책임자가 없었다는 건 영유권분쟁에서 상당히 불리할 수밖에 없는 요소에요. 그래서 이번에 이장을 선출하게 된 겁니다. 앞으로 주민자치위원회도 구성할 겁니다.”

-일본측은 어떤가요?

“일본도 현재 독도를 죽도(竹島)라 칭하면서 시마네(島根)현 오키(隱岐)군에 편입해놨어요. 6가구 7명이 호적을 옮긴 데 이어 얼마 전엔 시마네현의 민주당 대표의원이라는 하마구치라는 사람이 또 가족 3명과 함께 호적을 옮겼다고 들었어요.”

-현재 독도리 주민(?)은 얼마나 됩니까?

“주민등록 상의 주소는 실제 거주지이어야 하기 때문에 바꿀 수 없지만 현재 233가구 869명이 독도에 호적을 두고 있어요. 이번 선거 때는 그 중 20세 이상으로 주소와 연락처가 파악된 분들께 투표용지를 보내드렸죠. 부재자 투표 1백여명을 포함, 모두 139명이 참여했습니다.”

-이장이 돼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까?

“확실히 그런 직함을 다니까 전 대통령과의 면담도 가능하더라고요. 누구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보고 싶었던 참이라 지난 주 수요일에 찾아뵈었습니다. 독도 문제에 관한 한 일본에 대해 가장 강경한 입장을 취했던 대통령이거든요. ”

-그런가요?

“일제의 잔재였던 중앙청을 헐어버린 게 김 대통령 스타일이잖아요. 김 대통령이 재직할 때 독도에 선박의 접안시설을 만들었어요. 당시 일본측의 저항이 심했는데도 밀어붙였죠. 다른 대통령들은 그나마 있던 시설도 헐어버리는 판이었는데 말이에요.”

-현 정부의 태도는 어떻다고 보십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일본의 거듭된 망언 등에 일일이 대응하면 일본의 술수에 말려들 수 있다면서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어요. 그러나 그럴 수록 더 강력하게 맞서야죠.”

-독도와 관련해서 가장 큰 현안이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일본인들의 계속되는 망언도 문제지만 보이지 않게 조용히 이뤄지고 있는 일들이 더 많습니다. 이를테면 일본 외무성이 매년 발간하는 ‘외교청서’라는 게 있는데, 거기에 독도는 일본땅이라고 명확히 밝히고 있어요.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에 대응해 어떤 행동을 취하고 계십니까?

“주한 일본대사관이나 일본의 대표적인 극우보수 신문사인 산케이사 등을 항의 방문했죠. 또 우리 향우회가 독도사랑 전국웅변대회를 매년 열고 있어요.”

-최근 우표 문제도 시끄럽던데요.

“이달 초에도 일본 자민당 보수파 의원 13명으로 이뤄진 ‘국가기본정책협의회’가 우정공사에 독도우표발행을 신청했어요. 항의하러 가고 싶은데 자금이 없어서 발만 구르고 있습니다.(다행히 인터뷰 다음날인 16일자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우정공사는 ‘외교상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우표 발행 신청을 거부하기로 했다.)”

-개인적으로 독도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뭡니까?

“지난 98년 11월에 불평등한 한일어업협정을 맺으면서 보인 우리 정부의 태도에 분노를 느꼈어요. 독도가 아닌 울릉도로부터 200해리를 설정한 것은 특히 문제가 컸죠. 그래서 한일어업협정 파기 선언 혈서를 쓰면서 본격적으로 독도 문제에 뛰어들었습니다. 2000년 3월 1일 독도향우회를 창립했고, 이후 독도학회회장이었던 신용하 교수님과 함께 독도수호전국연대를 만들어 신 교수님에 이어 제가 2대 대표를 맡게 된 겁니다. ”

-독도에는 몇 번 가보셨나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8월 15일마다 모두 세 번 가봤습니다. 독도는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돼 있어 방문하려면 좀 까다롭습니다. 경상북도 뿐 아니라 문화재청의 허가를 얻어야 하거든요. 그래서 국회 내 ‘독도사랑모임’(회장 윤한도 의원)을 따라서 가곤 했습니다.”

-앞으로의 활동계획은 어떻습니까?

“오는 4월 10일부터 18일까지 양재동 꽃시장에서 산림청 주최로 제 14회 우리꽃박람회가 열리는데, 올해 주제가 ‘독도를 지키는 우리꽃’이에요. 독도 이장 자격으로 저도 초대받았는데, 향우회 차원에서 좀더 주체적으로 참여할 방안을 연구 중입니다. 또 오는 8월 15일엔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의 양심적 지식인·정치인들을 만나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며 우리 국민의 의식과 심정을 전하고 잘못된 부분들을 바로잡고 싶습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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